집념의 승부사로 돌변한 로이스터
OSEN 기자
발행 2009.08.14 08: 42

로이스터가 승부사로 변했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이 4강의 길목에서 집념의 용병술을 보이고 있다. 슬럼프에 빠진 타선을 일으키기 위해 정수근을 전격 1군에 복귀시키더니 타자와 대결도중 투수를 교체하는 카드를 잇따라 내놓았다. 일단 그 결과가 좋다는 점에서 향후 롯데의 행보도 주목된다. 로이스터 감독은 지난 12일 광주 롯데전에 앞서 두 명의 선수를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심야 음주폭행사건으로 실격선수에서 사면을 받은 정수근을 전격적으로 1군에 불렸다. 몸상태가 완전하지 않은데도 불러올렸다. 아울러 왼쪽 종아리 근육통으로 내려갔던 조성환도 함께 올렸다. 전날까지만해도 로이스터는 두 선수의 1군 복귀는 미뤄놓는 듯 했다. 그러나 후반기들어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타선부진의 심각성을 느꼈는지 이들을 1군에 올려 곧바로 선발라인업에 집어넣었다. 정수근에게는 출루율, 조성환은 타점능력을 기대했다. 특히 "조성환 없이 이길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도 드러냈다. 비록 0-2로 패했지만 이들은 나란히 안타를 터트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다음날(13일) 경기에서 빛을 발했다. 정수근은 5타수2안타 1타점 1득점을 올렸다. 특히 이종범의 2루타성 타구를 잡아내는 호수비도 선보였다. 조성환 역시 5타수2안타1득점1타점으로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로이스터는 모처럼 두자리수 안타와 8점을 뽑아내자 기쁨을 표시했다. 로이스터의 카드는 타선부진 탈출의 실마리를 얻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이다. 이날 KIA의 12연승을 저지하는 과정은 로이스터 집념의 연속이었다. 2-2 동점이던 5회말 1사 만루에서 선발 송승준이 KIA 해결사 김상현과 승부하던 도중 전격적으로 교체한 것이다. 볼카운트 1-2로 몰리며 제구력이 크게 흔들리자 자신이 올라가 강판시켰다. 임경완은 김상현을 삼진으로 잡고 불을 껐다. 이후 6회말 2사1,3루에서 배장호를 등판시켜 잠재웠다. 7회말 2사2루에서는 이정민을 올려 삼진으로 솎아냈고 에킨스를 8회에 등판시켰다. 위기마다 절묘한 투수운용으로 KIA의 추격을 잠재웠다. 2년동안 롯데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마운드 운용 스타일이 한국식으로 바뀐 것이다. 앞으로 4강 경쟁이나 포스트시즌에서 집념의 승부사 로이스터를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대목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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