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안방극장을 서늘하게 만들겠다던 두 편의 납량 특집 드라마들이 회가 거듭할수록 시청률에 난항을 겪고 있다. AGB닐슨 미디어 리서치에 따르면 13일 방송된 MBC ‘혼’은 9.6%의 시청률을 기록, 첫 회 당시11.0%로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2회 10.6%, 3회 10.1%, 9.6%로 매 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KBS 2TV ‘전설의 고향’은 점입가경이다. ‘전설의 고향’은 지난 10일 첫 회 6.0%, 2회 5.2%의 낮은 시청률으로 고전 공포물의 부활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혼’과 ‘전설의 고향’의 부진의 첫 번째 이유는 같은 날 방송되는 타사 드라마의 상승세다. ‘혼’의 경우 이미 SBS ‘태양을 삼켜라’가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수목극 1위를 굳힌 상태고, ‘전설의 고향’은 시청률 40%대를 돌파한 MBC ‘선덕여왕’과 절대적으로 불리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한여름에 특집으로 방송되는 공포물들의 이러한 부진은 단순히 타사 드라마와의 경쟁에서 밀려났기 때문만은 아닌 듯 하다. 문제는 어디선가 보고 느껴본 듯한 공포를 드라마로 다시 느끼는 것에 대한 ‘익숙함’이다. ‘혼’은 단순한 공포감이 아닌 심리적인 자극을 무기로 신선한 공포를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혼’의 주무대인 고등학교와 그 안에서 벌어지는 여고생의 자살, 집단 따돌림 등은 이미 다수의 영화에서 익숙하게 봐온 것들이라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 ‘전설의 고향’의 경우는 고전적인 공포물로 그 자체가 신선할 수 있으나 그에 대한 평가는 오히려 냉혹했다. 시청자들은 미흡한 CG와 분장 등에 ‘차라리 CG가 없는 게 낫겠다’ ‘예전의 향수도 자극하지 못한 공포물이다’는 비판적인 평가를 내렸다. 매년 여름 각 방송사들의 특집극으로 편성되며 특수를 노리는 ‘혼’ ‘전설의 고향’ 등의 납량극들이이미 수 편의 영화와 미드, 일드에서 보고 느낀 새로운 소재의 공포에 익숙해져 있는 시청자들의 기대를 어떤 식으로 충족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icky337@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