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마운드가 서서히 제 위용을 갖추고 있다. 후반기라는 점에서 다소 아쉽지만 지금부터라도 착실하게 승리를 벌어갈 경우 4강 진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히어로즈는 시즌 전 탄탄한 선발진을 구성했다는 평 속에 4강 다크호스로 지목됐다. 10승 투수 장원삼-마일영으로 구성된 좌완 원투 펀치에 김수경, 이현승이 가세하는 선발진이 탄탄하다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시즌에 돌입하자 이현승이 제 몫 이상을 해냈을 뿐 순식간에 선발진이 붕괴됐다. 불펜진의 과중한 소모와 부하로 팀성적도 하락했다. 히어로즈는 13일 현재 47승 51패 1무로 4할7푼5리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6위에 머물고 있어 4강 진입을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고 4강 진입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4위 롯데(54승 52패, 승률 0.509)와 5위 삼성(52승 51패, 승률 0.505)이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어 수치상 따라붙을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이제 조금씩 선발진이 자리잡아감에 따라 본격적인 4강 진입 경쟁의 저력을 현실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4강 진출의 발판이 마련되는 셈이다. 이현승이 건재한 가운데 마무리에서 선발로 돌아선 황두성이 호투로 안정을 되찾고 있다. 마일영도 난타가 줄며 전 시즌 기량을 선보이고 있으며 김수경도 구위 회복과 함께 베테랑답게 경기를 운영하고 있다. 히어로즈는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선발 황두성의 완벽투에 힘입어 5-0으로 완승을 거뒀다. 황두성은 117개의 공을 던졌고 개인 최다인 8이닝을 소화했다. 9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5개의 안타, 1개의 볼넷만 내주는데 그쳤고 실점하지 않았다. 경기 후 황두성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탈락의 충격을 추스를 사이 없이 시즌을 맞아 자신있게 공을 던지지 못했다"면서 "이제 제구가 잡히면서 칠테면 쳐보라는 식의 자신감까지 붙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두성은 앞선 두 경기를 포함 세 경기 연속 호투를 펼쳤다. 지난 1일 목동 LG전에서 강윤구와 전준호가 경기 초반부터 무너지자 세 번째 투수로 등판, 6⅓이닝 1실점으로 팀의 7-6 짜릿한 역전승에 발판을 놓았다. 6일 문학 SK전에서는 7이닝 5피안타 2실점,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김수경은 한 때 10.64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점을 6.72까지 떨어뜨렸고 최근 4경기 중 두 경기에서 6이닝을 소화했다. 마일영 역시 최근 3경기 중 두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했다. 김 감독은 마일영에 대해 "원래 아픈 등이 괜찮았다가 안괜찮았다가 하는 것 같다"면서도 "직구구속이 143km 정도가 나오고 있고 스스로 스피드를 조절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여겼다. 이제 장원삼만 돌아오면 완벽해진다. 이제 히어로즈로서는 경기 초반 무너지던 암담했던 선발진이 아니라 어느 정도 이닝을 계산할 수 있는 선발진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중간 불펜진의 투입시기가 예측이 되면서 마운드 운용을 안정되게 이끌어갈 수 있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히어로즈는 최근 10경기에서 7승 3패를 기록하고 있다. 히어로즈는 이날 배힘찬과 전승윤을 내리는 대신 신철인과 이정호를 올렸다. 신철인은 이보근과 함께 뒷문을 지킬 수 있는 구위를 지녔고 시즌 전부터 선발감으로 꼽히던 이정호 역시 최고 148km의 직구를 뿌리고 있어 불펜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올 시즌 첫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이정호는 송신영, 김영민 등 우완 롱릴리프와 오재영, 강윤구, 이보근, 임창민 등과 어떤 호흡을 맞출지 기대된다. 불펜 보강으로 계산이 가능한 마운드가 된 히어로즈가 이제 14일부터 목동 홈에서 돌입하는 두산과의 주말 3연전을 통해 4강 윤곽이 어느 정도 보일 전망이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