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벌 밟은' 정수근, "먹고 살려면 잘해야죠"
OSEN 기자
발행 2009.08.14 18: 44

다시 돌아왔다는 희열감을 못내 참아내는 듯한 모습이 역력했다. 지난해 7월 16일 심야 음주폭행사건으로 실격처분된 이후 393일만에 1군 무대를 다시 밟았던 정수근(32. 롯데 자이언츠)이 밝은 웃음으로 잠실벌에 발을 들였다. 지난 12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된 뒤 2경기서 9타수 3안타 1타점 1도루(13일 현재)를 기록한 정수근은 14일 잠실 LG전에도 2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를 앞두고 김재박 LG 감독과 허구연 MBC ESPN 해설위원에게 정중히 인사한 정수근은 "살 찐 것 같다"라는 김 감독의 이야기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서 그렇습니다"라며 넉살 좋게 웃어 보였다. '절친' 홍성흔(32) 또한 정수근의 복귀에 환한 웃음을 띄웠다. 지난 2003년 두산 시절 이후 6년 만에 비로소 한솥밥을 다시 먹게 된 정수근에 대해 홍성흔은 "역시 잘하더라.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맛을 안다는 말처럼 공백기가 있어도 경험이 있어서인지 수비를 참 잘했다"라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정수근은 지난 13일 KIA전서 6-4로 쫓기던 7회말 1사 2루서 이종범(39)의 안타성 타구를 걷어내 아웃 카운트 하나와 바꾸는 수훈을 선보였다. 타고난 수비 센스가 없었더라면 자칫 분위기를 내주는 적시타가 될 뻔했다. 연습을 끝내고 땀이 송송 맺힌 모습으로 덕아웃에 들어 선 정수근은 이종범의 안타 성 타구를 잡아낸 데 대해 이야기하자 "그거라도 해야 먹고 살 수 있잖아요. 더 잘해야죠"라며 전과 같은 웃음을 보였다. 뒤이어 그는 "몸 상태가 80% 이상 올라온 것 같다. 앞으로 더 컨디션을 끌어올려 야구로 보답하겠다"라는 말로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farinelli@osen.co.kr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14일 서울 잠실 구장에서 벌어졌다. 경기 전 롯데 정수근이 덕아웃에서 환하게 미소짓고 있다./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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