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배용준↓ 나쁜 이병헌↑ 왜일까
OSEN 기자
발행 2009.08.15 09: 04

[OSEN=손남원의 영화산책] 한류스타의 양대 산맥 격인 '욘사마' 배용준과 ‘뵨사마’ 이병헌의 명암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아시아 한류에서는 배용준이 훨씬 앞서갔지만 세계무대를 놓고보면 이병헌이 단연 윗길이다.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 한류스타의 원조로는 배용준을 손꼽는다. '겨울연가'의 빅히트로 일본 중장년층 여성들 사이에 욘사마 신드롬을 일으켰고 아직도 그 열기는 뜨겁고 폭발적이다. '올인'의 이병헌은 배용준에 비해 진출 시기가 늦었고 반향도 '겨울연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후속작 경쟁에서는 두 배우 모두 아쉬움을 잔뜩 남겼다. 배용준은 에로틱 사극 ‘스캔들’과 멜로영화 ‘외출’ 그리고 대작 사극 '태왕사신기'로, 이병헌은 정통 누아르 ‘달콤한 인생’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으로 계속 일본 시장을 두드렸으나 기대했던 만큼의 호응은 얻지못했다. 적어도 일본 박스오피스에서 눈에 확 띄는 성적을 기록한 두 톱스타 주연의 작품은 단 한 개도 없었던게 엄연한 현실이고 이는 한국영화의 일본 수출 부진으로 이어졌다. 물론 고정 팬을 중심으로한 대규모 팬미팅 등 화제성 기사거리와 이벤트는 난무했지만 찻잔속의 태풍으로 기억될 뿐이다. 그러나 2009년 배용준과 이병헌의 경쟁 구도에서는 큰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쉴 틈없이 작품 활동을 계속중인 이병헌이 세계 무대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반면에 지난 수년 동안 한 손에 꼽을 정도로 출연 횟수가 적었던 배용준은 잠행을 계속하는 까닭이다. 이병헌은 지난 주 미국 최대 영화사이트 'IMDB.com'에서 배우 검색순위 30위까지 급상승했다. 한국배우로는 역대 가장 높은 순위이고 독보적인 성적을 올렸다. '놈놈놈'의 칸국제영화제 초청으로 1000위권 안에 진입했던 그는 '지 아이 조' 개봉 첫 주만에 안젤리나 졸리, 아담 샌들러, 제니퍼 애니스톤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 앞서고 상위권에 랭크됐다. '지 아이 조'는 15일(한국시간) 현재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763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또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흥행에서도 톱 5안에 들 정도의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영화 속 이병헌은 악의 군단을 대표하는 최강 자객 스톰 쉐도우 역할을 맡았다. 주연을 맡은 체닝 테이텀, 시에나 밀러, 데니스 퀘이드 등의 할리우드 스타들과 비교해 오히려 앞서는 연기력과 비중을 보였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스피드 레이서'의 비에 이어 확실한 월드스타로의 디딤돌을 마련한 셈이다. 이병헌과 배용준 사이에는 작품활동의 빈도수 외에도 뚜렷한 차이점이 하나 더 있다. 이병헌은 '놈놈놈'의 마적 부터 시작해서 나쁜 캐릭터로의 변화를 과감히 시도했지만 배용준은 '태왕사신기'의 담덕처럼 늘 착하고 선한 캐릭터의 고리에 묶여있다는 사실이다. 국내 톱스타 대부분은 CF 모델 등의 이미지를 고려해 악역 맡기를 주저한다. 하지만 요즘 관객들은 배우의 개성과 연기력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악역 배우를 더 선호하고 후한 점수를 주는 경향이 짙다. 이는 세계 공통의 상황이다. 한류스타 배용준과 이병헌의 앞뒤가 점차 바뀌어 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않을까 싶다. [엔터테인먼트팀 부장]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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