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일요일 저녁의 예능 삼국지에 폭염주의보가 발효중이다. KBS 2TV '해피선데이' '개그콘서트'와 SBS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가 박빙의 시청률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일요일 예능 선두가 전체 1위를 차지하는 게 요즘 TV 세상이다. 같은 저녁 이른 시간대의 '해선'과 '패떴'은 시청률 조사기관의 오차 범위 이내에서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에 따라 선두도 매주 다르게 나타나는 양상이다. AGB 닐슨 조사에서는 '해선', TNS 코리아 조사에서는 '패떴'이 간발의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16일 방송분의 경우 TNS 집계에 따르면 '패떴'이 22.7%로 정상에 올랐고 '해선'은 21.4%로 그 뒤를 바짝 추격했다. 통합 시청률인 '해선'의 간판코너 '1박2일'과 '일요일이 좋다'의 주력 '패떴'는 서로 시간대가 달라서 정면충돌을 피하고 있다. 먼저 방송되는 '패떴'의 시청자 상당수가 '1박2일'로 옮겨타는 경향이 강하다. 역시 AGB 조사에서는 '해선' 통합 시청률이 '패떴' 단일 코너의 집계를 계속 누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선'이 18.4%를 기록해 '패떴' 17.2%를 1.2%포인트 차로 눌렀다. '패떴'과 '1박'이 끝나고 더 늦게 오후 9시 10분 시작하는 정통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 콘서트'의 약진 현상도 두드러진다. 잠시 일요일 예능 선두 경쟁에서 밀려나는듯 했더니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 TNS 조사결과, 22.2% 전국 시청률을 기록해 '해선'을 누르고 일요일 2위를 차지했다. '개콘'은 AGB 집계에서는 18.6%로 '해선'과 '패떴'을 모두 누르고 전체 1위에 등극한 것으로 조사됐다. 얼마전 인기 코너 출연자의 절도사건이 터진 데 이어 최근에는 터줏대감 개그맨의 해외 도박 혐의가 드러나는 등 계속된 악재에도 꿋꿋이 제 자리를 지켰다. 가장 오랜 전통의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는 경쟁 대열에서 완전히 이탈했다. '해선' '일요일이 좋다'와 같은 시간대에 맞붙는 '일밤'은 지난 몇 달동안 수 차례 코너를 개편하고 담당 PD를 교체하는 등의 고육지책을 짜내고 있지만 시청자 호응을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도 AGB 닐슨은 1부 4.6%와 2부 4.3%로 집계하는 등 애국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일요일 저녁 시간대 예능 프로가 4%대 시청률을 맴돌고 있는 건 방송가에 극히 드문 현상으로 꼽힌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