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한국 공포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주목받고 있는 '불신지옥'(이용주 감독, 영화사 아침 제작)에서 신들린 연기를 선보인 아역 배우 심은경이 배우 문근영과 '호러퀸'으로 비교선상에 놓이고 있다. 한국 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캐릭터인 신들린 소녀를 연기한 심은경은 이 영화를 통해 또 다른 가능성을 선보이며 충무로 기대주로 떠올랐다. 극중 심은경은 중성적 느낌의 묘한 분위기로 묵직한 공포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보는 이를 소름 돋게 만드는 섬뜩한 연기에 영화 '장화, 홍련'에서 연약하고 늘 겁에 질려있는 수연 역을 맡아 신비로운 분위기를 내뿜었던 문근영을 연상케 한다. 심은경과 문근영은 극중 역할이나 분위기는 전혀 다르지만, 앳되고 귀여운 얼굴로 스크린을 장악하는 힘이나 백지 같은 이미지로 다양한 역할을 흡수하는 능력이 공통된다. 또 다양한 드라마에서 쟁쟁한 여배우들의 아역으로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이후, 각각 공포영화 '불신지옥'과 '장화, 홍련'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이며 연기력을 인정 받았다는 점에서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장화, 홍련'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심은경은 마치 예전에 문근영을 보던 느낌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며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여지고 있는, 총기 같은 게 느껴지는 배우"라고 평했다. nyc@osen.co.kr 영화 '불신지옥'(심은경 왼쪽), 영화 '장화 홍련'(문근영) 스틸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