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나라에서 프로 선수의 꿈을 키우고 싶다". 경북고 외야수 이우일(일본명 에구치 유이치)은 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일본의 한 초등학교 야구부에서 3루수로 활동했던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대한해협을 건넜다. 17일 기자와 만난 이우일은 "한국에서 야구하고 싶어 외가(경남 거창)에서 가까운 대구로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가 바라보는 한국 야구는 어떤 모습일까. 이우일은 "한국 선수들의 끈기있는 모습에 매료됐다. 특히 이승엽 선배님의 아시아 홈런 신기록 뉴스를 접하고 한국 야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도권 모 구단의 영입 후보에 올랐던 이우일은 올해 경북고의 3번 타자로 낙점됐다. 그는 공격력 강화를 위해 2루수에서 우익수로 전향했다. 하지만 이우일은 뜻하지 않은 부진 속에 방황을 거듭했다. "초반에는 야구가 잘 됐는데 하다보니 뜻대로 되지 않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야구가 점점 하기 싫었다". 그는 20타수 무안타로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시즌 중반부터 독기를 품으며 맹타를 휘둘렀으나 프로 구단은 그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 특히 이날(17일) 전면 드래프트가 열린 날이었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약간은 기대했는데 안 되니 어쩔 수 없다. 대학교에 진학해 더 열심히 하겠다". 일본어보다 한국어가 익숙한 이우일은 어머니의 고향에서 선수로 뛰고 싶단다. 그는 "프로 구단에 입단해 이름 석 자를 날리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태극 마크를 달고 싶지만 국적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대표팀에 뛸 수 있다면 국적을 바꿀 의향도 있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강정길 경북고 감독은 이우일의 뛰어난 잠재력을 높이 샀다. 강 감독은 "올 시즌 3번 타자로 기용할 생각이었으나 시즌 초반 슬럼프 때문에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안정된 자세와 센스있는 플레이가 돋보이는 만큼 성공할 가능성은 크다"고 내다봤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