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1루 빼앗긴 이승엽, 자존심 상처"
OSEN 기자
발행 2009.08.18 09: 42

"허리 부상 보다 상처받은 자존심이 더 걱정이다".
일본의 한 언론이 1루 자리를 빼앗긴 요미우리 자이언츠 이승엽(33)의 위기를 비중있게 다뤘다.
일본 는 17일 인터넷판에서 연봉 6억엔을 받는 이승엽이 주전 1루수 자리를 다른 선수에게 넘겨준 것에 대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신문은 최근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이 이승엽을 배제한 채 1루수를 기용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요미우리는 오가사와라 미치히로가 결장하자 지난 15일과 16일 한신전에 선발 1루수로 아베 신노스케(30)를 기용한 데 이어 재활을 마치고 1군 복귀를 앞두고 있는 다카하시 요시노부(34)에게 원래 포지션인 외야 대신 1루 수비를 맡길 예정이다. 허리 통증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한 방안이다. 그 전에는 가메이 요시유키(27)가 1루를 보기도 했다.
이에 이 신문은 "이승엽은 허리도 아프지만 그 이상으로 상처받은 자존심이 걱정이다. 가메이, 다카하시, 아베까지 새롭게 1루수를 맡았다. 지금 제정신일지 모르겠다"는 한 구단 관계자의 말을 인용, 비통한 이승엽의 심정을 전했다.
이승엽은 현재 시즌 2할2푼9리의 타율에 16홈런 36타점을 기록한 채 2군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28일 1군에 올랐지만 허리 통증을 호소, 지난 3일 다시 2군으로 내려간 후 재활 중이다.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이 이승엽의 부진에 상당히 화가 난 것 같다고 전한 이 신문은 이승엽이 허리 통증을 호소하기 전부터 주위 비판에도 불구 가메이에게 1루 수비를 연습시켰고 다카하시를 1루수로 내세울 복안을 마련한 것만 봐도 얼마나 화가 났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팀은 1루에서 크게 고생하고 있다"고 말한 하라 감독의 말까지 실었다.
하지만 는 이승엽에게 1루수를 맡기지 않는 요미우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 구단의 기록원은 "이승엽은 타선에 있는 것만으로도 무서운 선수다. 내버려둬도 홈런을 25~30개는 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엽은 올 시즌 77경기에서 16홈런을 쳤다. 144경기로 단순 환산할 경우 30홈런이 가능하다. 또 규정타석으로 환산해도 28홈런은 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에 이 신문은 '그래도 전력이 두터운 요미우리에서는 합격점을 받을 수 없는가'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전 요미우리 출신 스도 유타카 석간 후지의 평론가는 "요미우리가 클라이맥스 시리즈(CS)를 넘어 일본시리즈에서 우승하려면 결정적으로 이승엽의 장타력과 경력이 뒷받침된 수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일본시리즈의 향방을 좌우할 수 있는 긴박한 경기에서 9회 판단이 어려운 타구가 1루로 날아갔을 경우 급조된 1루수가 과연 잘해낼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쟁은 젊은 선수에게는 효과적이다. 하지만 이승엽과 같은 경력을 지닌 베테랑의 경우에는 신뢰하고 계속해서 기용하는 쪽이 감동을 받아 더 열심히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즌 이승엽의 기용방법은 걱정스럽다. 더구나 이승엽이 처음부터 타격부진했고 정신적인 부진도 깊다"고 아쉬워했다.
이 신문은 주니치가 1.5경기차로 바짝 따라붙은 데 대해 'CS를 기다릴 것까지도 없다. 페넌트레이스도 주니치와 레이스가 치열해졌다'며 '하라 감독은 이승엽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라고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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