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각팀이 쓸만한 용병을 구하지 못하자 일부에서는 ‘용병 무용론’이 나오기도 했다. 일본과 외국인 선수 수준이 겹치면서 용병 연봉 상한선인 30만 달러로는 특급 용병을 구할 수 없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들이었다. 당시만해도 일견 타당성이 있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말을 하는 구단들이 사라졌다. 올 시즌 KIA 타이거즈를 선두로 이끌고 있는 우완 선발 투수들인 구톰슨과 로페즈의 맹활약이 ‘용병 무용론자들’을 잠재운 것이다. 본래 외국인 선수 도입의 취지대로 전력 급상승의 일등공신은 용병들인 것이 증명된 셈이다. 올해 한국무대를 밟은 구톰슨과 로페즈는 KIA 선발진의 ‘원투펀치’로 나란히 두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성공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구톰슨은 12승 3패에 방어율 3.09로 다승 공동 1위 및 방어율 3위에 랭크돼 있고 로페즈는 10승 4패에 방어율 3.30(방어율 5위)을 마크하고 있다.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특급 용병 투수들이다. 이적생 타자 김상현의 돋보이는 활약도 컸지만 KIA가 7년여만에 페넌트레이스 선두 행진을 벌이고 있는 원동력이 이들 두 특급 용병 투수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의 활약에 자극받은 타구단들도 내년 시즌에는 타자 용병보다는 투수 용병들을 구해오는데 심혈을 쏟을 전망이다. 두산이 2년전 리오스-랜들이라는 선발진의 ‘원투펀치’로 돌풍을 일으킨데 이어 올 시즌 KIA가 선두를 달리는데 두 용병 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다른 구단들도 KIA보다는 못하지만 외국인 선수 2명을 모두 투수로 채워 선전하고 있다. 2위 두산은 니코스키와 세데뇨, 3위 SK는 글로버와 카도쿠라, 5위 삼성은 크루세타와 나이트 등 용병 티오를 모두 투수로 뽑은 구단들이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용병을 데려오려면 타자보다는 투수가 더 효과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처럼 용병 투수를 잘 뽑으면 전력이 급상승할 수 있는 것이다. 타자들 중에서는 히어로즈 클락과 LG 페타지니 정도가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작년 돌풍을 일으킨 롯데 가르시아가 최근 살아나고는 있지만 작년 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홈런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히어로즈 브룸바는 타율이 2할4푼6리로 저조해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따라서 각구단은 내년에는 특급 용병 투수를 모셔오는데 더 정성을 기울일 것이 확실시 된다. 내년 시즌에는 어느 구단의 어떤 외국인 선수가 ‘깜짝 활약’을 펼칠 것인지 궁금해진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은 팬들에게 흥미를 주는 프로야구의 또 다른 볼거리이다. sun@osen.co.kr 구톰슨-로페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