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단순 무식한 캐릭터가 뜨고 있다. ‘선덕여왕’에서 비담으로 출연 중인 김남길은 섬뜩하리만치 차갑고 냉혈한 모습 뒤로 눈치없고 단순한 모습이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드림’에서 이종격투기 선수로 출연 중인 김범 역시 아픈 과거 이면의 낙천적이고 단순한 모습으로 극에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은 시청률 40%를 돌파하며 국민 드라마로 등극했다. ‘선덕여왕’이 이처럼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극 초반 고현정, 이요원 등 주연 배우들의 활약에 이어 ‘비담’ 김남길, ‘알천랑’ 이승효 등 새로운 인물이 주목받으며 상승세에 탄력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김남길은 일본만화 ‘베가본드’와 한국 코믹무협 ‘열혈강호’의 캐릭터를 썩어놓은 듯한 입체적인 캐릭터로 긴장감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하고 있다. ‘베가본드’ 주인공 미야모토 무사시와 꼭 닮은 외모와 살기가 번뜩이는 카리스마 뿐만 아니라 ‘열혈강호’의 한비광 같이 코믹하면서도 아무나 보며 들이대는 유쾌한 성격을 지닌 이중적인 인물이다. 비담이 칼을 드는 순간 시청자들은 숨을 죽이지만 ‘똘끼’ 가득한 모습에는 웃음을 터트리고 만다.
SBS 월화드라마 ‘드림’에서 김범 역시 ‘꼴통 파이터’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김범이 연기하는 이장석은 소년원 출신의 소매치기 전과범이다. 자신의 인생을 혐오하며 아버지 영출(오달수 분)을 증오하지만 심성은 착하고 낙천적이며 단순하다. 아버지 영출에게 “당신은 우리 아버지가 아니다. 생긴 외모가 너무 다르다”며 ‘친아버지가 아님’을 인정하는 각서를 쓰라고 하는가하면 박소연(손담비 분)에겐 단순하면서도 직선적으로 마음을 전한다. 게다가 격투기 선수로서의 자기 실력과 가능성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과도해 웃음을 주기도 한다.
이런 ‘꼴통’ 캐릭터는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친근함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복잡한 내면을 가진 입체적인 캐릭터로 시청자들은 성장하고 변화하는 이들의 모습에 드라마적인 재미를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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