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데 고민이지".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이 팀의 공격력이 이끄는 외국인 타자 클리프 브룸바와 덕 클락의 내년 시즌 거취에 관련해 고민을 드러냈다. 둘 다 계약하면 투수가 문제가 될 수도 있고, 그렇다고 실적이 분명한 이들은 내보내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두 선수에 대한 재신임 가능성도 엿보인다.
김 감독은 "고민이 될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투수보강을 위해 외국인 투수를 잡을 수는 있겠지만 실력있는 투수를 뽑을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가. 만일 실패한다면 좋은 타자를 잃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우리는 다른 팀들처럼 용병을 자주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해야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클락도 그렇고 브룸바도 우리팀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두 선수를 그대로 데리고 간다면 분명히 투수쪽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을 포기하고 (단 한번에) 좋은 투수를 뽑을 수 있는지도 더 큰 고민이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클락은 타율 3할, 22홈런, 70타점, 21도루의 전천후 활약을 펼치고 있다. 브룸바는 최근 타율 2할4푼9리의 극심한 부진에 빠졌지만 24홈런, 7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두 선수의 화력이 히어로즈 공격력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김 감독의 고민에는 팀의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져있다. 다른 구단처럼 용병에게 많은 돈을 투자하기 어렵고 자주 바꿀 수도 없다. 아무래도 좋은 투수를 잡으려면 50만 달러 이상이 투입된다. 싼게 비지떡이듯 값싼 용병투수를 데려와봤자 별다른 효과가 없다. 구단이 아직은 그럴 형편이 아니라는 점에서 현실적인 대안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브룸바와 클락을 재계약하고 내부의 마운드 능력을 키우는 수 밖에 없다. 김 감독의 투수조련 능력과 운영능력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현승은 에이스로 부상했고 마무리로 활약중인 이보근과 강윤구 등도 기량이 성장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현재로서는 브룸바와 클락의 공격력이 더욱 크게 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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