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개편 준비 돌입…'기대되는 가을'
OSEN 기자
발행 2009.08.20 08: 53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방송가는 이미 가을 개편 준비에 한창이다. 지상파 3사들은 PD와 작가들이 연일 회의를 거듭하고 있다. 소속사 연예인들을 가을 개편에서 살아남게 하기 위한, 혹은 새로 투입하기 위한 관계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매년 찾아오는 개편 시즌마다 방송가는 한 차례씩 들썩이기 마련이다. 프로그램의 존폐는 물론 연예인들의 경우 출연 지속 여부 등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MBC 간판 버라이어티 '무한도전'의 멤버들이나 KBS 2TV '해피투게더' MC들이 개편 시즌마다 서로에게 "잘릴까 두렵지 않느냐"고 농을 던지는 것은 단순한 말장난으로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예능계는 특히나 프로그램의 존폐나 출연진 교체가 잦은 위태위태한 세계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즈음 되면 방송가는 온갖 '설'(設)이 난무하기 시작한다. '모 방송국 모 프로그램이 폐지된다', '모 프로그램에 모 개그맨이 하차하고 모 가수가 대체 투입된다'는 등의 미확인 소문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해당 방송국이나 프로그램의 제작진, 혹은 해당 연예인 측에서는 되도록 개편 내용에 대해 함구하는 분위기다.
함구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경쟁사나 경쟁 프로그램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제작진이나 출연진 입장에서는 새로운 승부수를 던지는 마당에 미리 알려지면 김이 빠지기 십상이다. 또 미처 개편도 하기 전에 네티즌이나 시청자들의 입방아에 올라 곤욕을 치를 가능성도 있다. 좀 더 기막힌 아이디어와 빵빵한 출연진으로 타 방송사 경쟁 프로그램보다 우위에 서려는 계산이 숨어있지만 미리 작전이 노출되면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쉬쉬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KBS만 놓고 보아도 예능 판도에 상당부분 변화가 예상된다. 특정 프로그램이 폐지되고 그 자리에 대체될 신규 프로그램들이 기획단계다. 얼마 전 '출발 드림팀'이 부활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KBS 예능국 관계자에 따르면 초창기 연출자인 전진학 PD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회의가 진행 중이다. '출발 드림팀'이 부활한다면 현재 편성된 프로그램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꿰차야 한다. 따라서 어느 것이 되든 프로그램 하나는 폐지의 아픔을 겪게 될 전망이다. 이 밖에 주말 버라이어티 중에도 개편이 논의 중인 프로그램들이 있다.
SBS나 MBC 측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제작해 방송을 내보낸 다음 시청자의 반응에 따라 정규 편성을 준비 중인 프로그램들이 있다. 이 외에도 몇몇 프로그램의 출연진이 교체되거나 편성 시간이 옮겨지는 등 다소의 변화가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방송 3사의 내부 진통 속에 빠르면 9월 늦어도 10월 초순이면 시청자들은 달라진 TV를 마주할 수 있게 된다. 방송사별로 개편 시기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올 가을 개편에는 또 어떤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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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의 간판 버라이어티 '1박2일'-'패밀리가 떴다'-'무한도전'(위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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