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새 수목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이하 아가씨, 연출 지영수)의 주인공 윤상현에 시청자들의 호평이 쇄도하고 있다. 극 중 윤상현은 5000만 원이라는 사채 빚을 떠안고 상속녀 강혜나(윤은혜 분)를 꾀기 위해 '캐슬'에 입성한 전직 제비 집사 서동찬으로 열연 중이다. 20일 방송된 '아가씨' 2회에서는 서동찬이 강혜나의 수행집사로 본격적인 활약을 시작했다. 오만불손한 강혜나가 영 맘에 들지는 않지만 한 달 안에 그녀를 접수해 일확천금을 거머쥘 심산이다. 이에 서동찬은 그녀의 계략과 안하무인인 행동에도 아랑곳없이 천연덕스럽게 위기를 모면하며 고군분투했다. 윤상현은 전작인 MBC 드라마 '내조의 여왕' 속 '태봉이' 캐릭터로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 '태봉이 신드롬'까지 불렀던 윤상현은 전작들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그만의 코믹하고도 생기 넘치는 매력을 선보였다. '태봉이'가 단순히 등장인물에만 머무르지 않고 하나의 캐릭터처럼 여겨지도록 만든 것은 순전히 윤상현의 힘이었다.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이번 '아가씨'에서도 윤상현은 또 한 번의 캐릭터 신드롬을 예고하고 있다. 특유의 호탕한 웃음과 익살맞은 표정, 구시렁대는 말투는 '태봉이'의 답습이라는 일각의 눈총을 샀지만 확실한 윤상현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을 태세다. 윤상현은 '아가씨' 제작발표회에서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코믹 배우 짐 캐리를 언급한 바 있다. "짐 캐리처럼 연기 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며 "윤은혜 씨와 다투고 설키고 아부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요리도 하며, 전작 '내조의 여왕' 때 보여 드렸던 우스꽝스런 표정이나 말투 같은 것들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는 말로 코믹 연기를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아가씨'가 2회분까지 전파를 탄 가운데 코믹 연기에 대한 윤상현의 특별한 애착은 빛을 발하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는 '아가씨'에서 시청자들에 웃음을 제공하는 서동찬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인공 강혜나는 코믹한 느낌보다는 아직까지 오만불손한 캐릭터를 구축하느라 바쁘다. 2회에 첫 등장한 훈남 변호사 이태윤(정일우 분) 역시 여심을 자극할 왕자이지, 웃음보를 자극할 캐릭터는 아니다. 이런 상황에 강혜나를 꾀기 위해 물불을 안 가리고, 난생 처음 해보는 집사 놀이에서 우여곡절에 휘말리는 서동찬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전달한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표정 연기와 다소 오버된 대화 톤을 사용하며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는 윤상현은 '한국의 짐 캐리'로 성장할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사실 제작 당시, 일각에서는 여 주인공 윤은혜의 원톱 드라마라는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본 '아가씨'는 윤은혜-윤상현의 투톱 체제였음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또 상대적으로 윤은혜의 연기력이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함으로써 윤상현의 어깨에 더 많은 무게가 실린다. 윤상현이 '한국의 짐 캐리'로 등극하며 '아가씨'의 인기를 어떻게 이끌어 갈 지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를 모은다. issu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