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 호지슨 감독은 과연 설기현(30)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 걸까. 설기현은 21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암카르 페름과 2009-2010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 결장했다. 지난 시즌부터 설기현을 선호하지 않았던 호지슨 감독은 지난 16일 포츠머스와 2009-201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설기현을 후반 43분 교체 출전시키더니 이날은 출전 명단에 아예 넣지 않았다. 프리시즌 경기에 잇달아 출전, 주전 도약 가능성이 엿보이던 설기현의 입지는 정작 시즌이 시작되자 점점 좁아만 지고 있는 모양새다. 설기현이 주로 활약하고 있는 왼쪽 미드필더 자리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클린트 뎀프시가 잔류를 선언했을 뿐만 아니라 데미언 더프라는 거물까지 새롭게 합류한 것. 설기현과 달리 이들은 매서운 활약으로 주전 경쟁의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 상태다. 뎀프시는 포츠머스전에서 바비 자모라의 결승골을 도왔을 뿐만 아니라 암카르 페름전에서도 결승골을 터트렸다. 이제 막 풀햄에 입단한 더프도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과시한 것은 마찬가지. 후반 30분 교체 투입된 더프는 20초 만에 왼쪽 측면을 파고든 뒤 날카로운 크로스로 바비 자모라의 3번째 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역시 더프라는 찬사를 받았다. 여기에 풀햄은 왼쪽 미드필더에 새로운 선수를 영입해 설기현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웨스트브롬위치에서 활약하던 조너선 그리닝을 임대 영입한 것. 그리닝의 본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이지만 측면에서도 뛸 수 있는 선수이다. 풀햄은 그리닝의 활약상에 따라 완전 이적을 결정짓겠다는 방침이기에 치열한 주전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설기현은 자신을 별로 인정하지 않는 호지슨 감독 밑에서 지난 시즌에 이어 또 한 번 잔인한 여름을 맞게 된 셈이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