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주전 공백을 잘 메우고 있는 백업 요원 아닌가요?" 전천후 내야수 김연훈(25)이 SK 하위타순에 든든한 활력소가 되고 있다. 김연훈은 2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경기에 3루수 겸 9번 타자로 선발 출장, 삼진 1개를 당했지만 5타수 2안타 1득점 1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김연훈은 연장 10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롯데 마무리 애킨스를 상대로 우측 담장을 직접 맞히는 대형 2루타로 출루, 박재홍의 결승타 때 홈을 밟아 결승득점을 올렸다. 이로써 4경기 연속 안타에 3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김연훈의 시즌 타율은 3할2푼5리까지 올라갔다. 비록 규정타석(341타석)에는 한참 못미치는 130타석에 불과하지만 2007년 데뷔 이래 최고의 한 해를 보내는 중이다. 지난 6월 3일 문학 롯데전를 통해 시즌 첫 경기에 나선 김연훈은 경기를 치를수록 관중들의 찬사를 한몸에 받기 시작했다. 백업 유격수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몸놀림을 보였기 때문이다. 넓은 수비 범위, 다이빙캐치, 빠른 판단력, 강한 어깨. 주전 유격수 나주환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활약을 펼쳤다. 이후 정근우가 빠졌을 때는 2루수로 나섰고 최근에는 다리 부상으로 빠진 최정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고 있다. 서서히 외모에서 비롯된 '향숙이'란 애칭이 '수달'로 바뀌었다. '수비의 달인'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제는 '공달(공격의 달인)' 혹은 '타달(타격의 달인)'로 거듭나도 손색이 없을 정도가 됐다. 이에 김연훈은 "원래는 2루수지만 이제는 어느 포지션에 서더라도 자신감이 생긴다"며 "훈련량이 많아서인지 떨리지 않고 자신있게 타구를 처리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타격에 대해서도 "아직 (최)정이의 공백까지 메울 정도는 안되지만 이 정도면 괜찮은 백업요원이 아닌가"라며 겸연쩍게 웃은 김연훈은 "상대 에이스를 상대로 자주 안타를 쳐서 그런지 타석에서도 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는 프로 데뷔 후 첫 방송 인터뷰 요청을 받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친 김연훈은 "떨려서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안난다"며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분명한 것은 SK의 3연승 속에 공수에서 활약한 김연훈의 활약이 녹아 있었다는 것이다. 나주환, 최정, 정근우 등 주전 내야들의 연쇄 부상 속에서도 SK가 페넌트레이스 1위에 대한 도전에 나설 수 있는 것은 김연훈이 있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