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를 질주하는 KIA가 장타력 리빌딩에 성공했다. 지난 21일 문학 SK전은 KIA에게 커다란 의미를 가져다 준 경기였다. 먼저 적지 문학구장에서 SK를 접전끝에 제압해 선두 추격그룹인 두산과 SK와의 3위와의 승차를 4경기차로 벌렸다. 남은 26경기를 감안하면 대단히 중요한 승리였다. 또 하나는 나지완이 결정적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20홈런 고지를 밟았다는 점이다. 나지완은 4-4로 팽팽한 8회초 2사만루에서 대타로 등장, 좌월 그랜드슬램을 쏘아올렸다. 이미 20홈런을 달성한 김상현과 최희섭에 이어 3번째 '20홈런 클럽'에 가입했다. 트리플 20홈런은 6년만이다. 지난 2003년 KIA는 홍세완 장성호 이종범이 20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팀 장타력은 급추락했다. 팀 홈런수를 보면 2004년 143개를 터트리더니 이후 90개-62개-73개-48개로 격감했다. 20홈런은 커녕 15홈런 타자도 나오지 않을 만큼 장타력이 실종됐다. 소총부대도 아닌 딱총부대라는 오명을 들어야 했다. 때문에 KIA의 화두는 마운드 재건과 장타력 재건이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최희섭과 나지완의 장타력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최희섭은 은퇴를 걸고 재기에 몸부림 치고 있었고 나지완은 지난해 6홈런에 그쳤지만 만만치 않는 파워를 보여준 만큼 20홈런 이상을 쳐줄 것으로 기대했다. 두 선수는 주변의 기대에 100% 충족했다. 최희섭은 확실한 4번타자로 자리잡았다. 개막후 무섭게 홈런포를 터트리더니 시즌 중반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후반기들어 다시 공포의 홈런포를 터트리며 24홈런을 날렸다. 나지완 역시 들쭉날쭉했지만 한 개씩 아치를 그리더니 만루포로 20홈런을 장식했다. 여기에 무명의 슬러거 김상현의 존재는 결정적이었다. 트레이드를 통해 가세한 뒤 잠자는 장타력을 일으켜 세웠다. 26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려 홈런왕에 도전하고 있다. 이들 트리오는 70개의 홈런을 생산하고 있다. 홈런포를 앞세워 233개의 타점을 합작하고 있다. 이들 트리오 평균나이는 27.6세. 앞날도 더욱 밝아보인다. 뿐만 아니라 고졸루키 안치홍이 14개로 만만치 않는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주전포수 김상훈도 데뷔 이후 첫 두 자리수 홈런(11개)를 날려 장타력에 힘을 보탰다. 광주구장의 크기(좌우 99m, 중안 120m)를 감안한다면 대단한 홈런포가 아닐 수 없다. KIA는 한화(143개) 히어로즈(130개) SK(126개)에 이어 팀 홈런 4위(121개)에 올랐다. 한화를 제외하고는 사정권에 놓여있다. 8월에만 30개의 홈런을 터트리는 괴력의 홈런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이제 KIA는 딱총부대의 오명을 벗어던지고 당당히 거포군단으로 거듭났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