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종규 객원기자] KIA 김상현(29)이 드디어 홈런왕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김상현은 지난 21일 문학 SK전에서 25호와 26호 홈런을 연거푸 때려내며 단숨에 홈런 부문 단독 선두로 떠올랐다. 경기 후 홈런왕에 욕심이 생겼다는 말을 할 정도로 자신감을 얻은 활약이었다. 김상현은 이날 첫 타석에서 시즌 25호 홈런을 터뜨렸다. 1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상현은 SK 선발 카도쿠라 켄의 가운데로 몰린 4구째를 힘껏 잡아당겼다.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5m의 대형 홈런이었다. 드디어 공동 1위 클리프 브룸바(히어로즈)를 넘어서는 순간. 계속해서 김상현의 방망이는 불을 뿜었다.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김상현은 카도쿠라의 6구째를 받아 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26호 홈런으로 공동 2위 브룸바와 최희섭을 두 개 차로 따돌리게 됐다. 이날 김상현의 스윙은 유난히 부드러웠다. 힘을 뺀 채로 프리배팅 하듯이 타격하는 느낌이었다. 평소 연습하는 스윙 궤적 안에 걸려든 타구는 어김없이 쭉쭉 뻗어나갔다. 경기 후 김상현은 “오늘(21일) 타석에 들어설 때 편하게 눈에 들어오면 공을 친다는 생각을 했는데, 결과가 좋았다” 며 부드러운 스윙의 비결을 밝혔다. “상체의 중심을 뒤에 두고 타격에 임하니 변화구에 대처할 수 있었다” 는 말도 덧붙였다. 홈런 단독 선두에 오른 데 대해서는 “이전까지 홈런왕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오늘 홈런으로 홈런왕 욕심이 생겼다” 고 솔직히 말했다. 그러면서도 “욕심을 부리다보면 안 좋은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 편한 마음으로 임하겠다” 고 다짐했다. 이전까지 타점왕에 욕심을 가졌던 김상현이 드디어 홈런왕까지 바라보기 시작했다. “홈런왕은 내게 사치다” 라며 조심스러워했던 그가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지난 2001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한 뒤 6시즌 동안 두 자리 수 홈런과 세 자리 수 안타, 세 자리 수 타점을 기록한 적이 없었던 김상현의 ‘대변신’ 이 놀랍기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