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종규 객원기자] ‘완벽할 줄 알았던’ SK가 올시즌 KIA와 두산에게 덜미를 잡히고 있다. 투타에서 고른 전력을 보여줬던 모습과는 달리 빈틈이 보이기 시작한다. 지난 21일과 22일 열린 문학 KIA전에서 SK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 경기를 보여주었다. 그동안 탄탄했던 외야 수비와 불펜진에서 구멍이 생기자 승리의 원동력을 잃어버린 것이다. 공격과 주루에서 집중력을 발휘하기는 했지만, 다른 요소들은 그렇지 못했다. SK의 지난해 성공 요인 중 하나는 빈틈없는 외야 수비였다. 김성근 감독도 밝힌 바 있듯이 외야 수비가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조동화, 김강민 등 발 빠른 외야수들이 중요할 때마다 어려운 타구를 잡아내자 경기가 쉽게 풀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21일 경기 9회초 무사 1루 상황, KIA 김원섭의 뜬공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좌익수 박재상이 잡아내려는 순간, 1루 주자였던 이용규가 리터치를 시도했다. 처음에는 2루에 도달하는 것이 역부족이라 판단해 머뭇거렸다. 그런데 박재상의 2루 송구는 어이없게 빗나가고 말았다. 이용규는 그 틈을 타서 2루에 안착했고, 박재상의 악송구 실책으로 기록됐다. 곧바로 김 감독은 좌익수 교체라는 채찍을 들었다. 올시즌 12경기에 외야수로 교체 출장했던 내야수 모창민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22일 경기에서도 박재상의 외야 수비가 흔들렸다. 6회초 1사 3루 상황에서 KIA 이현곤이 좌전 안타를 터뜨렸다. 그러나 박재상은 타구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는 실책으로 이현곤에게 2루를 허용했다. 또다시 김 감독은 즉시 교체라는 칼을 빼들었다. 투수 교체와 함께 조동화가 좌익수로 투입된 것이다. 다행히 두 상황 모두 후속 플레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김 감독에게는 용서할 수 없었던 장면들이었다. 그렇게 빈틈을 보이기 시작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본보기를 보여준 것이다. 물론 불펜진이 KIA의 강타선에 집중타를 허용한 것이 2연패의 주된 요인이었다. 그러나 수비에서의 작은 구멍을 예사롭게 바라보지 않은 김 감독이었다. 완벽을 추구하는 SK 야구에 균열이 생겼음은 부정할 수 없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