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승리를 이끄는 조범현의 용병술
OSEN 기자
발행 2009.08.23 09: 26

[OSEN=박종규 객원기자] KIA의 ‘조갈량’ 조범현 감독이 기막힌 용병술로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 올시즌 조 감독은 탁월한 용병술을 발휘해 KIA를 선두에 올려놓았다. 최희섭, 김상현 등 선수들 각자가 분발한 점도 있지만, 그들을 믿고 꾸준히 기용한 조 감독의 역할도 크다. 지난 22일 문학 SK전에서 조 감독은 ‘신들린 듯한’ 작전을 구사했다. 교체된 선수들은 제몫을 다했고, 작전 수행 능력도 나무랄 데 없었다. 결과는 7점차의 대승으로 이어졌다. 이날 조 감독은 유난히 보내기 번트를 많이 지시했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겠다는 심산이었다. 1회, 4회, 6회, 8회에 선두 타자가 출루하자 어김없이 작전이 나왔다. 아무리 타격감이 좋은 타자라도 작전을 수행해야 했다. 번트는 모두 성공됐고, 이것이 승리의 발판이 되었다. 조 감독의 용병술이 정점을 찍은 것은 4회초였다.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1사 1,2루의 기회가 찾아왔다. 이 때 조 감독은 안치홍 대신 이재주를 대타로 기용했다. 올시즌 주전 경쟁에서 밀려 2군을 오가던 이재주를 초반 승부처의 해결사로 기대한 것. 이재주는 조 감독을 곧바로 웃음 짓게 만들었다. SK 김원형의 초구가 높게 제구된 것을 놓치지 않고 때려낸 것이다. 기선을 확실히 제압하는 3점포였다. 전날(21일) 경기에서 대타로 기용된 나지완이 결승 만루포를 터뜨린 데 이어 이틀 연속으로 대타가 일을 냈다. 경기 후반에는 교체 출장한 이종범이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전날 만루홈런의 주인공 나지완이 4타수 1안타로 주춤하는 모습을 보여 교체한 것이 대성공을 거두었다. 투수 운용에서도 흠잡을 데 없었다. 21일 경기에서 선발 요원 양현종을 구원으로 투입해 1이닝을 잘 막아냈고, 이날 경기에서도 아킬리노 로페즈-곽정철 계투로 경기를 간단히 끝냈다. 실제로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은 선수들이다. 그렇지만 감독이 선수를 믿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면 효율은 극대화되기 마련이다. 그것이 조 감독의 용병술이 찬사를 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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