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승부사' 이재주의 대타 홈런
OSEN 기자
발행 2009.08.23 10: 37

[OSEN=박종규 객원기자] KIA의 이재주(36)가 대타 홈런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이재주는 22일 문학 SK전에 대타로 등장, 좌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개인 통산 19호 대타 홈런(1위)으로 이 부문에서 역대 기록을 계속 경신하고 있다. 역대 2위는 최동수(LG), 전대영(前 한화), 최훈재(前 두산)의 9홈런이다. KIA가 1-0으로 앞서던 4회초 1사 1,2루 상황에서 안치홍의 대타로 들어선 이재주는 SK 선발 김원형의 초구를 받아쳤다. 높은 코스의 체인지업 실투를 놓치지 않은 것이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4-0으로 달아나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조범현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황병일 타격코치와 상의했는데 이재주의 타격 밸런스가 좋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그 때 승부해야겠다는 판단이 섰다. 안치홍이 상대하기는 벅찬 상황이어서 대타를 냈다” 고 설명했다. 이날 이재주의 활약은 ‘짧고 굵게’ 끝났다. 4회말 수비부터 2루수 박기남으로 교체됐기 때문이다. 비록 스윙 한번이 고작이었지만, KIA의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재주의 가치는 이렇듯 순간의 기회를 살리는 데 있다. 지난 1992년 태평양 돌핀스에서 데뷔해 올해로 18년차를 맞은 이재주는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비록 항상 빛나는 별은 아닐지라도 꾸준히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포수였던 이재주는 지난 2002년 KIA로 이적하면서부터 지명타자로 나서기 시작했다. 자연히 포지션 경쟁에서 밀리게 됐고, ‘반쪽 선수’ 라는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결국 최희섭의 등장으로 설 자리를 잃게 됐다. 그렇지만 기회는 어김없이 찾아왔다. 지명타자로 나서던 홍세완이 왼쪽 손목 통증을 호소해 지난 21일자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이다. 이재주는 지난달 17일 이후 35일만에 1군에 복귀했다. 그 후 첫 타석에서 초구를 홈런으로 연결시킨 이재주였다. 이재주는 “대타 홈런을 의식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더그아웃에 앉아 상대투수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하고, 고민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며 마음가짐에 대해 설명했다. 역대 대타 홈런 1위라는 말에는 “주전으로 못 나가고 대타로서 나간 적이 많아 그만큼 홈런을 칠 수 있었다. 다른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며 겸손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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