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투진 부하' 두산, 탈출구는 어디에
OSEN 기자
발행 2009.08.23 11: 12

승리를 거두기는 했으나 결코 좋은 내용은 아니었다. 팀의 강점인 계투진의 젊은이가 부쩍 위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지난 22일 잠실 삼성 전서 후반 폭발한 타선에 힘입어 12-5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막강한 중간 계투진을 구축하던 임태훈(21)이 이전과 달리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1이닝 4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KILL 라인' 맏형이던 이재우(29)가 2군으로 내려가고 마무리 이용찬(20)이 무릎 통증 이후 과도기를 겪고 있는 상황서 자연스럽게 그 부담은 임태훈과 잠수함 고창성(25)에게 쏠리고 있다. 그렇기에 임태훈의 최근 난조는 그저 허투루 넘겨볼 것이 아니다. 이는 두산이 처음 접하는 광경이 아니다. 2006시즌 두산은 4번 타자 김동주(33)가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서 당한 어깨 부상으로 이탈, '두 점 베어스'라는 오명 속에서도 선발 다니엘 리오스(37. 전 야쿠르트)-맷 랜들(31)-이혜천(30. 야쿠르트)의 분투와 계투진서 활약한 우완 김승회(29. 공익 근무 중)를 앞세워 상위권에서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한여름 들어 김승회의 구위가 뚝 떨어진 것과 함께 두산의 순위표 또한 조금씩 밑으로 내려갔다. 김승회가 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함께 계투진서 분투하던 김명제(22)의 부담이 가중되었고 결국 두산은 시즌 막판 KIA에 준플레이오프 행 티켓을 내줬다.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처음으로 맛본 포스트 시즌 탈락이었다. 물론 현재의 두산은 3년 전보다 상황이 좋은 편이다. 김동주가 잔부상 속에서도 라인업을 지키며 타선의 축을 잡고 있고 김현수(21)와 최준석(26)이 성장하며 중심 타선이 더 묵직해졌다. 그러나 데뷔 후 3년 째 계투로 맹활약 중인 임태훈과 경성대 시절 혹사로 인해 지난해 팔꿈치 통증을 겪었던 고창성의 부담이 갈수록 더하고 있다는 점은 확실한 불안 요소다. 임태훈 또한 서울고 시절 마구잡이식 등판을 했던 투수 중 한 명이다. 이재우의 복귀 시점이 오는 27~29일 벌어질 잠실 KIA 3연전에 맞춰져 있음을 감안했을 때, 현재 두산에 가장 필요한 것은 선발진의 안정된 투구다. 개막 선발 김선우(32)가 후반기서 3연승으로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나이 답지 않게 제구력이 들쑥날쑥한 크리스 니코스키(36)와 '성장형' 좌완 후안 세데뇨(26)는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한 상황. 2년 차 우완 홍상삼(19)도 한여름 들어 투구 밸런스가 급격히 불안해진 모습을 보이며 '아홉수'에 허덕이고 있다. 시즌 초 선발진에 합류했던 정재훈(29), 김상현(29)은 아직 롱릴리프로 불펜 대기 중이다. 선발 투수들이 조기 강판할 경우 이들에게도 부담이 가해지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 선발로도 활약할 수 있던 장신 우완 이승학(30)이 허리 수술로 인해 사실상 시즌 아웃된 상황서 2군에서 달라진 마음가짐으로 '와신상담' 중인 김명제(22)를 제외하면 가세 선수를 마땅히 찾기 힘들다. '위험 요소'가 곳곳에 숨어 있는 두산 투수진서 가장 필요한 것은 결국 선발 투수들의 호투 뿐이다. farinelli@osen.co.kr 임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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