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보다는 피나는 노력과 철저한 자기관리로 올라온 선수다. 이제 이제동을 e스포츠의 아이콘으로 봐야 한다. 내가 아는 선수 중에는 과거 현재 앞으로도 최고 선수는 이제동이다".
2006년 프로게이머 데뷔 이래, 최고의 저그로 인정받으며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제자 '폭군' 이제동(19, 화승)에 대해 조정웅 감독은 재능이 아닌 노력으로 여기까지 올라왔다는 칭찬으로 이제동의 설명을 대신했다.
'레전드 킬러'라는 애칭으로 혜성처럼 나왔던 그는 스타리그 3회 우승, MSL 1회 우승, 클래식 1회 우승 등 공인대회서 모두 5차례의 우승을 거머쥐며 이제는 명실상부하게 '최고의 별'이 되었다. 바로 '본좌' 대열에 합류한 것.
이제동은 지난 22일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스타리그 2009 결승전서 박명수를 3-0으로 완파하고 골든마우스를 번쩍 들어올리며 2시즌 연속 스타리그 제패에 성공, 현존 최강의 선수라는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09시즌 38승 20패 승률 66%로 공식전 개인 다승 순위 1위는 물론이거니와 프로리그서도 최초 100승 달성에 성공하며 거침없는 질주를 거듭하던 그에게 스타리그 3회 우승자에게 주어진 '골든 마우스'는 본좌의 증표와 다름이 없는 것.
이제동은 "'본좌'라는 칭호는 솔직히 부담스럽다. 그러나 이번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스타리그 4회 우승, 5회 우승에 도전하겠다. e스포츠가 계속되는 한 영원히 팬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게이머로 남겠다"라는 다부진 말로 앞으로 포부를 밝혔다.
2006년 상반기 드래프트로 화승의 전신인 플러스팀에 1차 지명으로 입단했던 이제동은 그야말로 혜성과 같은 존재였다. 박정석, 이윤열, 박태민 등을 차례대로 누르고 2006년 전기리그서 6승 5패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그 이후 2006년 후기리그 다승왕, MVP 등 엘리트코스를 밟아온 그는 2007년 '천하 제일 스타대회'로 불린 SEF 2007서 허영무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생애 첫 개인리그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프로리그 뿐만 아니라 개인리그서 기세를 받은 이제동은 그 해 12월 에버 스타리그 2007서 로열로더의 영광을 차지하며 이제동의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영광만 이제동에게 있지는 않았다. 모진 풍파의 고난이 이제동에게 닥쳐왔다. 스타리그서는 예선 탈락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 썼고 프로리그서도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이성은에게 연달아 무너지며 '이제동네북'이라는 참담한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2009년 프로리그 08-09시즌 다승왕과 MVP, 바투 스타리그 우승 타이틀를 움켜잡으며 부활의 기치를 번쩍들어올렸지만 그에게 또 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프로리그 결승전 3전 전패와 FA 우선협상 결렬 등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악조건이 거듭되는 상황서도 이제동은 독기 품은 자세로 시련을 이겨내며 스타리그 3회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이제동을 지켜본 팀 동료들과 화승 코칭스태프는 하나같이 이제동의 성실함을 높게 평가했다.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닌 연습 때도 '이를 악물고 눈을 부릅뜨는' 집중력과 열성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임요환-이윤열-최연성-마재윤 등 최고 선수들이 거쳐갔던 '본좌'. 이제 이제동도 공식대회 4차례 우승, 공인대회 포함 5차례 우승으로 명실상부하게 '본좌'의 대열에 합류했다. 정점으로 인식되는 '본좌' 보다 더 높은 '전설'로 남고 싶어하는 이제동의 미래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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