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탁구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어느 정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중국세와 한국의 맞대결로 한정되던 아시아 탁구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일본 탁구의 새로운 등장이다. 어린 선수들을 집중 육성해왔던 일본 탁구계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23일 막을 내린 2009 대한항공배 코리아오픈 남자 단식에서 단연 돋보인 미즈타니 준(20, 메이지대)이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미즈타니 준은 16강전서 이진권, 8강전서 주세혁, 4강전서 유승민을 16강전서 꺾고 올라온 독일의 오브차로프, 결승서 팀 동료인 세계챔피언 왕하오를 준결승서 격파한 중국의 세계 톱 랭커 하오솨이를 차례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 미즈타니 준은 어떤 인물? 지난 2003년 혜성처럼 국제 탁구계에 등장한 미즈타니는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더니 어느새 톱 클래스 수준의 탁구 선수로 성장했다. 과거 자신의 꿈이라고 밝혔던 올림픽 우승은 아직 멀었지만 지금 추세라면 불가능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다. 미즈타니의 빠른 성장은 역시 일본 탁구계가 그만큼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현정화 여자대표팀 감독은 "일본 탁구계가 보석처럼 공을 들여서 만들어낸 선수가 미즈타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유럽에서 훈련시키면서 키워내더니 어느새 우리를 위협할 만한 수준의 선수가 됐다"고 평가했다. ▲ 일본 탁구가 변했다 강희찬 대한항공 감독은 현정화 감독의 평가에 동의하면서 일본 탁구의 변화를 짚었다. 바로 힘의 탁구에서 스피드의 탁구로 변했다는 것. 미즈타니를 필두로 한국 특유의 스텝을 소화하면서 무서워졌다는 뜻이다. 강희찬 감독은 "미즈타니가 무서운 것은 상대의 장기를 봉쇄하는 예측력에 있다. 여기에 빠른 움직임을 발판으로 펼치는 매서운 공격력 그리고 잔실수가 적다는 점에서 미즈타니는 향후 더욱 뛰어난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과거 미즈타니를 직접 상대했던 김정훈도 미즈타니 준의 빠른 움직임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김정훈은 "원래 아시아에서 빠르기로는 한국이 최고였다. 중국이 손기술이라면 한국은 발기술이라고 할 정도였다. 최근 중국이 한국의 발기술을 흡수하더니 일본도 그런 모양이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 주니어들의 맞대결 일본 탁구계의 대두가 더욱 두려운 까닭은 역시 그 바탕의 두터움에 있다. 이번 코리아오픈에 출전한 마쓰다이라 겐타 그리고 이시가키 유카 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주니어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국 또한 코리아오픈 21세 이하 부문에서 정영식과 양하은이 우승을 차지하는 등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였지만 그 수준의 차이가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 김정훈은 "일본이 주니어 선수들을 잘 키워내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단지 무서운 것은 주니어들이 시니어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기 마련인데 최근 일본은 세대교체에 무난히 성공했다. 우리 아래 세대들이 힘들 수밖에 없다. 서현덕이나 정영식 같은 선수들이 고생스러울 것"이라면서 향후 10년간 일본세가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stylelomo@osen.co.kr 미즈타니 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