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와 스키점프가 휩쓸고 간 가을 극장가에는 어김없이 눈물샘을 자극하는 최루성 영화들이 찾아온다. 2009년 상반기에는 남자배우들의 활약이 거셌던 것에 반해, 하반기에는 충무로의 사랑을 받는 '여우'들이 많다는 것이 하나의 특징이며, 최루성 영화들도 갖가지 다양한 장르와 소재들로 관객들을 만난다. 올 가을, 관객들의 감성을 울릴 '눈물의 여왕'은 누가될까? 올 여름 새로운 한국영화 흥행사를 쓴 '해운대'로 헤로인 하지원은 김명민과 함께 출연한 감동 휴먼 스토리 '내 사랑 내 곁에'(박진표 감독, 9월 24일 개봉)로 흥행 2연타를 노린다. '내 사랑 내 곁에'는 '너는 내 운명'을 만든 박진표 감독의 신작으로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병이라고 불리는 루게릭 병에 걸린 환자와 그를 곁에서 지키는 장례지도사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4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상영된 예고편만으로도 그 자리에 참석한 많은 이들이 눈물을 훔쳐냈다. 점점 야위어가는 김명민을 실제로 보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다는 하지원에 눈물을 참을 수 있는 관객은 많지 않아 보인다. '님은 먼 곳에'에 이어 약 1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수애는 명성황후와 호위무사의 가슴 아픈 로맨스를 그린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김용균 감독, 9월 24일 개봉)으로 눈물의 여왕에 도전한다. 수애는 밝고 유쾌한 이미지보다는 어딘지 슬픔을 간직한 청초한 캐릭터가 유난히 돋보이는 배우다. 금방 눈물을 뚝뚝 흘릴 것 같은 눈망울을 지녔기에 최루성 영화의 헤로인으로 썩 잘 어울린다. '가족', '그해 여름', '님은 먼 곳에' 등으로 풍부한 잠재력을 지닌 연기자라고 평가받는 수애가 조선의 국모이기 전에 한 사람의 여자로서 재조명된 명성황후의 또 다른 모습을 어떻게 그려낼지 주목된다. 사랑하지만 서로 다가갈 수 없는 '가질 수 없는 사랑'이란 소재가 영화적 사극으로 잘 표현될지도 관건이다. '내사랑 내곁에'와 같은 날 개봉해 피할 수 없는 대결구도를 지니게 됐다. 최강희는 영화 '애자'(정기훈 감독, 9월 10일 개봉)로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의 귀엽지만 섬뜩한 여성연쇄살인범, '내 사랑'의 대책 없는 4차원 여친 등의 이미지를 지우고 '똘끼'와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부산아가씨로 색다른 변신을 꾀한다. 멜로 영화는 아니지만, 모녀간의 애증을 그린 '애자'는 '엄마'란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가슴을 울릴 작품이다. 엄마는 자식을, 자식은 엄마를 생각할 것 같지만 최강희의 말을 빌리면 나이든 분들도 본인의 엄마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는 영화다. 최강희가 엄마만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지는 세상의 모든 딸들의 공감을 자아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ny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