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도 없는데 부러진다?
OSEN 기자
발행 2009.08.25 11: 54

인간은 음경에 뼈가 없는 몇 안 되는 동물 중의 하나다. 개와 늑대, 곰, 원숭이 등 다른 동물들의 수컷 생식기에는 음경골이라고 불리는 뼈가 있다. 음경골은 언제 어디서든 쉽게 발기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항상 외부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동물들은 재빠르고 효과적으로 교미를 성사시켜야 하기에 음경골은 필수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음경에 뼈가 없는 인간의 경우 어떻게 해서 마치 뼈가 있는 것처럼 단단한 발기 상태를 유지하는 것일까? 그것은 음경이 훌륭한 발기 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음경은 두 개의 음경해면체와 한 개의 요도해면체로 구성돼 있다. 그 중 음경해면체는 발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백막이라는 두꺼운 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백막이라는 주머니 안으로 혈액이 꽉 들어차면 마치 뼈가 있는 것처럼 단단하게 발기가 되는 것.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뼈가 없는 음경에도 골절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골격 조직이 없는 음경도 딱딱하게 발기된 상태에서 큰 충격을 받게 되면 부러질 수 있다는 것. 비뇨기과 전문의 이선규 박사(강남 유로탑비뇨기과 원장)는 “종종 성기가 시퍼렇게 멍이 들어 퉁퉁 부은 상태로 응급실에 실려 오는 환자들이 있다. 과격한 성행위 도중 발생하기 쉬운데 이 때 뼈가 부러지듯 ‘뚝’하는 소리와 함께 음경이 휘어진다고 하여 ‘음경골절’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음경골절보다 ‘음경해면체 백막 파열’이 더 정확한 진단명이다. 실질적으로 발기 시 음경을 뼈처럼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음경해면체와 그것을 둘러싼 백막이며, 음경이 꺾이는 등 외부 충격이 가해지면 백막이 뚝하며 파열되는 것이다”고 설명한다. 대개 여성 상위 체위로 무리하게 성행위를 하는 경우에 많이 발생한다. 또 딱딱한 바닥에 대고 무리하게 자위행위를 하거나, 청소년들이 자위행위 도중 인기척에 놀라 발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손으로 음경을 꺾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 외에 수면 중 새벽발기 시 침대 위에서 떨어졌을 졌을 때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백막이 파열되는 순간 발기는 사라진다. 출혈로 인해 성기가 심하게 붓고 멍이 들며 통증을 동반하여 음경이 한 쪽으로 구부러지게 된다. 치료가 늦어질 경우 음경만곡증과 발기부전을 유발하는 위험한 상태에 이르기도 하지만 재빨리 치료가 시행된다면 완치가 가능하다. 우선 파열 부위를 찾아서 혈종을 제거하고 백막을 봉합해주는 것이 바람직한 치료다. 약 30% 정도에서는 요도가 찢어지는 경우도 발생하므로 반드시 요도 손상여부를 확인한 뒤 요도 성형술을 함께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소견이다. 비뇨기과 전문의 이선규 박사(강남 유로탑비뇨기과 원장)는 “가장 중요한 것은 성기에 손상이 오지 않도록 평소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포르노 비디오에서나 접할 수 있는 너무 기괴한 체위나 과격한 성행위는 백막이 찢어지고 음경이 구부러지는 불상사를 초래할 위험이 크다. 만일 음경이 골절됐다하더라도 임상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찾아 시술 받으면 치료가 가능하므로 너무 당황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OSEN=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비뇨기과 전문의 이선규 박사(강남 유로탑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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