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만을 확인받은 채 다른 팀으로 떠나야 했던 유망주는 당당히 실세가 되어 친정팀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프로 7년차 내야수 나주환(25. SK 와이번스)이 팀의 상위권 경쟁에 불을 붙이는 통렬한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다. 나주환은 25일 인천 문학 구장서 벌어진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전 10회말 1사 2루서 상대 우완 김상현(29)의 초구를 그대로 공략, 중견수 이종욱(29)의 키를 넘는 1타점 2루타로 3-2 끝내기 승리를 견인했다. 특히 두산은 나주환에게 친정팀이라 더욱 뜻깊은 끝내기 안타였다. 2003년 2차 2순위로 입단했던 나주환은 2007년 4월 29일 이대수(28)와의 맞트레이드로 SK에 둥지를 튼 뒤 당당히 주전 유격수로 결승타를 때려냈다. 당시 두산은 미래 가치를 주고 주전 내야수를 데려왔다는 트레이드 평가를 받았다. 경기 후 나주환은 "끝내기 안타를 쳐서 기분이 일단 좋다. 초구부터 슬라이더(133km)를 노리고 타석에 나섰고 삼진을 당하더라도 끝까지 변화구를 공략하려고 마음 먹었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뒤이어 그는 "앞선 타석서 안타를 때려내지 못해 '다음 타석서 해야 한다'라는 책임감이 있었다. 그러나 타격감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다"라며 "후속 타자 모창민(24)를 믿었다"라며 동료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었다. "KIA전 3연패로 인해 침체될 것 같아 경기 전 다시 시작하자는 각오로 경기에 나섰다"라고 이야기 한 나주환은 "승리가 필요한 순간 결정적 역할을 해서 기쁘다"라며 끝내기 안타의 희열을 재차 만끽했다. 김성근 SK 감독은 "선발 게리 글로버(33)가 잘 던졌으나 중심 타선이 불발되면서 고전했다. KIA전서 3연패한 이후 연패를 끊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며 승리 소감을 밝혔다. 반면 김경문 두산 감독은 "졌지만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다"라며 선수들의 공을 높이 평가했다. 양 팀은 26일 선발 투수로 각각 전병두(25. SK)와 후안 세데뇨(26. 두산)를 예고했다. farinelli@osen.co.kr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25일 인천 문학 구장에서 벌어졌다. 연장 10회말 1사 주자 2루 SK 나주환이 중전 끝내기 안타를 날린 후 동료들에게 분칠 세례를 받고 환하게 미소짓고 있다./문학=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