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K' 글로버, SK 선발진 새 '희망봉'
OSEN 기자
발행 2009.08.26 08: 08

"이번 경기 호투로 자신감을 얻었다". 2007년 17승을 수확한 케니 레이번 그 이상의 위력을 제대로 뽐냈다. SK 와이번스의 외국인 우완 게리 글로버(33)가 자신에게 한국 무대 첫 패를 안겼던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쾌투를 선보였다. 글로버는 지난 25일 인천 문학구장서 벌어진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최고 150km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커브-포크볼 등 위력적인 변화구를 구사하며 8이닝 4피안타(탈삼진 12개, 사사구 1개) 2실점으로 호투했다. 승리를 수확하지는 못했으나 두산 타선을 8회까지 잘 요리하면서 3연패 수렁에 빠졌던 팀의 연장 10회 3-2 승리에 공헌했다. 196cm 장신에서 뿜어져나오는 위력적인 투구에 안정된 제구력까지 선보이며 계투진에 휴식을 제공했다는 것 또한 높이 평가할 수 있었다. 사실 글로버는 3년 전 요미우리서 활약하던 시절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한 투수다. 2006년 제레미 파웰과 선발진을 확실히 구축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글로버는 경기마다 들쑥날쑥한 피칭으로 인해 5승 7패 평균 자책점 4.97을 기록하는 데 그치며 1년 만에 퇴출의 칼을 맞았던 투수. 대체로 공이 높게 들어와 96이닝 동안 125개의 피안타를 허용하며 뭇매를 맞았다. 요미우리가 선발 로테이션을 철저히 지켜준 덕분에 주로 일요일에만 등판, '미스터 선데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던 글로버는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채 동양 야구에 상처만 받았다. 그러나 SK서의 2009시즌은 달랐다. 글로버는 잇단 전력 누수로 인해 전체적으로 과부하 현상을 호소 중인 투수진서 믿음직한 선발 투수 중 한 명으로 활약 중이다. 글로버의 올 시즌 성적은 4승 3패 평균 자책점 2.54(26일 현재)로 탁월하다. 경기 후 글로버는 "두산과의 첫 경기(7월 8일 잠실/3⅔이닝 6피안타 5실점)서 컨트롤이 좋지 못해 난타를 당했었다. 체력적인 문제보다 정신적으로 불안했다"라며 한국 무대 첫 패에 대해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뒤이어 그는 "이후 마음을 안정시키며 조금씩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고 이번 두산 전에서는 계획이 맞아 떨어졌다. 자신감을 회복한 만큼 남은 경기서 모두 이기고 싶다"라는 말로 앞으로의 다짐을 밝혔다. 자신감이 이방인의 맹활약을 이끈 것. 좌완 에이스 김광현(21)이 불의의 왼손 부상으로 전열서 이탈한 가운데, 글로버의 잇단 쾌투는 투수진의 '단비'와도 같다. 구위와 제구력을 겸비하며 투수진의 '희망봉'으로 떠오른 글로버가 남은 시즌 SK의 상위 경쟁에 확실한 추진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인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