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대로 빨리 던지고 싶어요". SK 에이스 김광현(21)의 표정에는 반복되는 재활에서 벗어나고 싶은 간절함이 가득했다. 26일 오후 문학구장에서 만난 김광현은 이미 깁스를 풀고 가벼운 물건을 들고 다닐 정도였다. 이날 김광현은 '넷 스로잉'을 마친 상태. 가까운 거리에서 그물을 향해 공을 던지는 캐치볼 전 단계 훈련이다. 김광현은 지난 2일 두산전에서 김현수가 친 직선타구에 왼손등을 맞았다. '중수골 기저부 선상골절'로 손등에 금이 간 걸로 판명, 한달 반 정도의 재활기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지 3주하고 조금 더 지났을 뿐이다. 예상 보다 1주 빨리 깁스를 풀었다. 전체적으로는 2~3주나 빠르다. 이에 병원측에서는 "건강 상태가 좋을 뿐 아니라 아직 어리기 때문에 치유가 빠른 것 같다"는 소견을 내렸다. 이날 김성근 SK 감독은 "김광현이 어제(25일) 최종진단을 받았는데 공을 던져도 된다고 했다더라"고 밝혔다. 사실상 완치 판정이다. 일반인이라면 몰라도 예민한 부분을 컨트롤 해야 하는 투수로의 복귀 작업은 이제부터 시작하는 본격적이고 꾸준한 재활을 통해서 이뤄질 전망이다. 김광현은 완쾌 판정을 받았지만 통증이 완전하게 사라진 상태는 아니다. 아직 경미한 통증을 느끼고 있다. 특히 뼈는 완전히 붙었지만 MRI로도 드러나지 않는 인대나 골막 등이 얼마나 정상적으로 돌아왔을지 장담할 수 없다. 김 감독은 재활팀에 김광현과 관련한 특별 지시를 내린 상태다. "완벽해질 때까지 절대 무리시키지 마라. 순리에 맡기고 급하게 서둘러는 안된다. 당장 잘못해서 앞으로 힘들어질 수 있다. 1~2년 던질 투수가 아니다". 하지만 '피 끓는 20세 청년' 김광현의 마음은 "몸이 빨리 되는 대로 팀에 합류해 던지고 싶은 마음 뿐이다"고 조바심을 숨기지 않았다. 왼손을 제외한 하체훈련이나 러닝은 꾸준히 실시해 온 상태라 왼손만 괜찮아지면 만사가 해결된다. 또 김광현은 "재활한지 이제 3주지만 힘이 든다"면서 "3주도 힘든데 1~2년 넘게 재활을 한 형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는 생각이 든다"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재활은 어느 정도 선까지는 무리없이 간다. '이렇게 쉬운가' 할 정도로 빠르면서 착착 진행된다. 하지만 고비를 만나게 되고 뒤로 물러나기 마련이다. 만약 이를 다시 극복하지 못하면 재활은 더 힘들어지고 길어지기 마련이다. 김광현도 이런 과정을 거치겠지만 역시 이 모든 것은 앞으로 재활을 통해 차차 알아갈 부분이다. SK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김광현의 복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이라고 해봐야 10월 아닌가. 안된다고 보고 쓸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광현이 이렇게 빨리 호전되리라고는 김 감독도 생각지 못했다. 김 감독은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면서 "신체적인 상태가 아니라 실제로 공을 던질 수 있는 정도인지 훈련을 통해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시리즈만 진출하면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김 감독은 "외국인 투수 중에는 우리 글로버가 가장 좋은 것 같다. KIA 구톰슨 보다 나은 것 같다"며 "김광현이 나오고 글로버가 버티고 송은범에 전병두까지 투입할 수 있다"고 말해 우천취소으로 페넌트레이스가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에는 오히려 포스트시즌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김광현을 무리하게 끌어올리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 놓은 SK다. 하지만 김광현이 착실한 재활로 복귀 준비를 마쳤을 경우 애써 외면할 이유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