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호 감독의 신작 '호우시절'이 맑고따뜻한 감성의 티저 포스터를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포스터 속 멋진 주연배우 정우성은 중국의 미녀 스타 고원원과 서울 도심 속 공원에서 다정한 포즈를 취하며 행복한 미소를 날리는 중이다. 詩聖 두보의 시에서 따온 제목 '호우시절'은 때를 알고 내리는 좋은 비란 뜻이다. 한석규 심은하 주연의 '8월의 크리스마스'(1998)로 한국 멜로의 거장이 된 허 감독이 유지태 이영애의 '봄날은 간다'(2001), 배용준 손예진의 '외출'(2005), 황정민 임수정의 행복(2007)에 이어 5번째로 연출하는 장편 영화다. 허 감독에게 이번 '호우시절'은 과거 슬픈 멜로와의 이별을 전하는 안내장이나 다름없다. "관객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감싸줄 사랑 이야기"라는 게 허 감독의 짧은 영화 소개이기 때문. 그동안 허 감독의 멜로는 늘 애잔하고 가슴 저리는 슬픈 이별로 끝을 맺었고 결국 팬들 사이에 그의 트레이드 마크로 각인된 지 오래다. 그러나 '호우시절'에서 허 감독은 틀을 깼다. 얼마전 발표한 옴니버스 '오감도'의 단편에서 이미 일탈을 보여줬던 그다. 또 국내 최고의 남녀 스타를 주연으로 썼던 전작들과도 '호우시절'은 궤를 달리한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정우성의 상대역으로 한국팬에게는 다소 생소한 고원원을 캐스팅했다. '호우시절'은 유학시절 친구였지만 사랑인 줄 모른 채 헤어졌던 두 남녀가 몇 년 후 우연히 만나서 그 시절을 떠올리던중 진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드디어 허진호 영화의 결말에서 해피 엔딩을 볼수 있을지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배경이다. 이번에 공개된 티저포스터는 서울 도심 한복판의 선릉공원에서 촬영했다. 지난 5월 영화 촬영이 끝난 후 처음으로 해후한 정우성과 고원원은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해달라'는 촬영팀의 요구 그대로, 영화 속에서 몇 년 만에 다시 만난 동하와 메이처럼 행복한 데이트를 만끽했다는 게 제작진의 전언이다. '호우시절'은 올 가을 개봉예정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