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고전 ‘맥베드’가 신체를 사용한 움직임과 책-걸상, 초, 놋대야 등의 오브제, 그리고 배우들의 퍼포밍으로 표현되는 문제작, 연극 ‘맥베드’가 무대에 오른다. 2009 국립극장 페스티벌 국내우수작에 선정돼 9월 17일부터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보름간 공연된다. 연극 ‘맥베드’의 극단 竹竹은 2001년 창단 이후 2006년의 ‘지상의 모든 밤들’에 이르기까지 진솔한 사회적 이야기와 실험성 강한 창작극들로 주목을 받았다. 극단 대표이자 연출가인 김낙형 씨는 ‘지상의 모든 밤들’로 2006년 서울 연극제 연기상 PAF 선정 희곡상, 한국 연극 베스트 7,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했다. 이어 2008년 6월 스튜디오76에서 공연된 ‘맥베드’는 새로운 형식으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 속에 그 해 대한민국 연극대상 작품상과 연극부문 공연 베스트 7, 연말 연극평론가와 언론사, 전문가가 뽑은 베스트 5 에 선정된 바 있다. 연출가 김낙형은 이 작품의 기본 소재이자 주제인 ‘욕망을 위한 살인과 그 죄의식’에만 천착하지 않는다. 셰익스피어가 의도 했을 법한, 한 인간의 죄의식을 통해 우리 인간사회가 발견하고 싶지 않은 진실을 어떻게 들춰내는가에 집중한다. 텅 빈 공간, 중세의 화려한 무대는 흔적조차 없고 누더기를 걸친 배우들만 배회한다. 조명조차 최소화된 무대는 관객으로 하여금 숨소리조차 조심스럽도록 한다. 어른들의 회합을 몰래 지켜보는 방안에 갇힌 소녀처럼 관객들은 사로잡힌 듯 숨죽이고 배우들이 휘두르는 몸짓 하나하나에 감정을 내맡긴다. 2009년 ‘맥베드’에서도 이런 내용이 전개되는 원본의 줄거리는 충실하게 살린다. 하지만 대사들은 가급적 압축되거나 배우들의 자유로운 신체 퍼포밍으로 대신한다. 2008년 초연 당시 공연장을 찾은 관객과 전문가들은 단순한 무대와 의외의 퍼포먼스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