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남자들이 '천적' 관계를 넘어설 수 있을 지, 그대로 이어갈 것인지에 3연전의 향방이 달려 있다. 두산 전 1할 대 타격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빅 초이' 최희섭(30. KIA 타이거즈)과 KIA전서만 4승을 수확한 'KILL 라인 주축' 임태훈(21. 두산 베어스)이 28~30일 잠실벌서 벌어질 3연전서 어떤 활약을 펼칠 것인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투-타 조화를 통해 선두(67승 4무 41패, 27일 현재)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KIA와 5게임 반 차 2위(61승 2무 48패)를 기록 중인 두산. KIA는 27일 한화에 1-7로 일격을 당하기는 했으나 8월 들어 17승 4패를 기록하며 순풍에 돛을 달았다. 반면 두산은 3위 SK에 2연패를 당하며 주춤한 상황. 특히 27일 선발로 나선 좌완 후안 세데뇨(26)가 2이닝 4실점에 그치는 바람에 5선발 요원 금민철(23)을 당일 경기서 6이닝 패전처리로 소모했다. 25일 경기서 선발로 나선 크리스 니코스키(36)가 5이닝 동안 무려 110개의 공을 던졌기 때문에 당장 3연전 중 한 경기에 투입할 선발 투수감을 찾아야 하는 상황. 양 팀의 상반된 행보에는 최희섭과 임태훈이 있다. 8월 한 달간 3할7푼7리 7홈런 25타점을 기록하며 '김상사' 김상현(29)과 함께 팀 타선의 핵 역할을 도맡고 있는 최희섭은 유독 두산 전서 약한 면모를 보였다. 최희섭의 올 시즌 두산 전 성적은 1할4푼6리(41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에 불과하다. 컨디션 부조 시기에 만났다는 이유도 있지만 떨어지는 변화구에 제 스윙을 하지 못했다. 특히 28일 선발로 나서는 홍상삼(19)에 3타수 무안타로 쩔쩔 맸다. 그렇다고 최희섭의 활약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희섭은 서클 체인지업, 싱커 등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변화구 구사 능력을 갖춘 2년 차 잠수함 고창성(25)을 상대로 3타수 2안타의 호성적을 올렸으며 임태훈을 상대로 7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을 올렸다. 특히 임태훈의 직구에 위축되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스윙을 이어갔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김상현의 위력 발산에 바로 앞 타석을 지키고 있는 최희섭의 아우라 또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빅 초이'의 방망이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올 시즌 11승을 올리며 생애 최고의 한 시즌을 구가 중인 임태훈. 그러나 그의 8월 성적은 1승 1패 3홀드 1세이브 평균 자책점 5.40에 그쳐있다. 특히 이재우(29)가 2군에 내려갔다 온 사이 부담이 가중된 3경기서 임태훈은 3⅓이닝 5실점(평균 자책점 13.50)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2일 잠실 삼성 전 이후 SK와의 3연전에 단 한 경기도 등판하지 않았던 임태훈은 시즌 최고의 격전을 앞두고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연투가 이어지며 팔꿈치에 약간의 부담을 호소했던 임태훈인 만큼 5일 간의 '망중한'은 작지만 커다란 가치가 있다. 임태훈의 올 시즌 KIA전 성적은 4승 1패 1홀드 평균 자책점 3.95. 이종범(39)에 6타수 2안타로 고전하고 최희섭에게 홈런을 허용했을 뿐 KIA 타선에 크게 위축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KIA전 피안타율은 1할3푼3리. 최희섭과 임태훈은 모두 팀 타선과 투수진의 축이 되는 중심 선수들이다. 중심 선수가 미치는 영향이 엄청난 연쇄 효과로 이어지는 야구의 특성 상 이들의 3연전 활약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farinelli@osen.co.kr 최희섭-임태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