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도 바야흐로 ‘키우는 용병 시대’
OSEN 기자
발행 2009.08.29 09: 26

한국 프로야구도 이제 ‘용병 양극화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전에는 용병하면 당장 전력에 크게 도움이 되는 특급으로 분류됐다. 즉시 전력감으로 팀전력을 일거에 상승시키는 효과를 보기 위해 각구단이 용병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다. 기대에 못미치면 바로 퇴출시키고 새로 데려오는 등 전력에 플러스 요인이 돼야만 했다. 하지만 이제는 외국인 선수 영입도 2가지 형태로 나눠지고 있다. 즉시 전력감으로 두둑한 연봉을 주고 데려오는 특급이 있는가 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영입해 국내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기대주급으로 분류되고 있다. 한국도 본격적으로 ‘기르는 용병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올 시즌 이런 현상은 두드러지고 있다. 두산 베어스의 좌완 세데뇨와 한화 이글스의 우완 연지가 대표적인 용병들이다. 세데뇨는 두산 2군까지 다녀오는 등 한국에서 기량향상을 도모하며 내년 시즌을 기약하고 있다. 처음에 올 때는 수준이하였으나 두산 코칭스태프의 지도를 받으면서 갈수록 기량이 좋아지고 있다. 한화 대체용병으로 한국 땅을 밟은 연지도 비슷하다. 들쭉날쭉한 투구를 펼치는 연지는 지난 28일 LG전서 7전 8기끝에 데뷔 첫 승을 올린 뒤 “한국에 와서 고맙고, 동료들이 계속 응원해줘 고맙다”며 한국에서 기량향상으로 성공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한국에서 한 수 배우겠다는 자세들이다. 성격도 좋아 팀동료들과 잘 어울리며 한국 생활에 익숙해지며 적응을 해나가고 있다. 다른 구단의 용병들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연봉을 받고 한국을 찾은 이들은 여기서 승부를 내고 성공하겠다는 각오들이다. 이들 외에도 LG 트윈스가 시즌 초반 영입했다가 부상으로 퇴출 시킨 릭 바우어도 비슷한 케이스이다. 10만달러대의 저렴한 연봉으로 데려왔던 바우어는 초기에 큰 체격에 따른 큰 투구 동작으로 주자 견제가 전혀 되지 않았으나 2군에 다녀온 뒤 기량이 나아졌다. 투구 동작을 빠르게 하고 슬라이더도 코치의 도움으로 예리하게 만들어 한국 무대 적응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 기량이 낮은 외국인 선수들은 한국무대에서 기량향상을 꾀해 1차로 성공 시대를 열고 인정을 받아 일본이나 미국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저연봉이지만 잘해서 일본이나 미국으로 가면 ‘대박’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그런 과정을 거친 선배들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한국야구에서 용병 기대주를 키우는 시대가 된 것은 당연한 흐름이다. 미국 메이저리그가 마이너리그에서 기대주들을 키우는 것이나 일본 프로야구에서 중남미 어린 선수들을 데려다가 2군에서 기량향상을 시키는 것과 비슷하다. 한국 프로야구의 야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용병 수준도 덩달아 일본과 비슷해지며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물론 부자 구단들은 당장 전력에 플러스가 되는 특급 용병을 구해오기도 하지만 키우는 저연봉 용병을 데려오는 구단들도 늘어날 전망이다. sun@osen.co.kr 연지-세데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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