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탐나는도다'...주말극의 변심, 왜?
OSEN 기자
발행 2009.08.29 11: 25

주말드라마는 가족극이라는 건 만고불변의 진리인 듯 했다. 하지만 최근 주말극 자리를 패션드라마 뿐만 아니라 트렌디사극이 꿰차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MBC 주말드라마 ‘탐나는도다’, 특별기획 ‘친구, 우리들의 전설’, SBS 주말특별기획 ‘스타일’ 등은 미니시리즈의 성격이 강하다. 반면 23일 종영한 SBS 주말드라마 ‘사랑은 아무나 하나’, 후속작 ‘천만번 사랑해’, KBS 2TV ‘솔약국집 아들들’ 등은 가족극 형식 주말드라마의 전형으로 볼 수 있다. 편성에 치이고 대작에 밀리고, 주말극 대타 주말극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어느 정도 의도했던 부분과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맞물린 결과다. 실제로 ‘탐나는도다’ ‘스타일’ 등은 미니시리즈로 기획 제작된 드라마다. 하지만 편성을 잡지 못했거나 주말드라마 편성이 모호한 상황에서 대타로 들어간 경우다. ‘탐나는도다’는 모험이 컸던 드라마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트렌디가상사극에 주인공 서우, 임주환, 황찬빈, 이승민 등 흥행성이 보장되지 않는 신인 배우들이 대거투입됐다. 제작사 그룹에이트는 이미 ‘궁’ ‘꽃보다 남자’ 등 실험적인 드라마로 성공을 거둔 사례가 있지만 여전히 위험한 시도임에는 틀림없었다. 때문에 전작 ‘잘했군잘했어’가 조기종영하면서 자리를 찾지 못한 사전제작드라마인 ‘탐나는도다’가 주말드라마로 투입되는 파격적인 결정이 내려졌다. 이는 희생타이기도 하지만 방송사 입장에서도 하나의 모험이었다. 틈새시장을 공략해 젊은 시청자층을 끌어보겠다는 의도였던 셈이다. ‘스타일’과 ‘친구, 우리들의 전설’ 역시 마찬가지다. 이 작품은 주말드라마로서 가족 시청자층을 겨냥하기엔 대중이 공감하기 힘든 스토리 전개가 있다. 역시 미니시리즈로 기획됐지만 적절한 타이밍을 찾지 못해 주말특별기획으로 편성됐다. 캐스팅과 광고시장 변화에 따른 현상 반면 주말극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현상이기도 하다. 실제로 방송사나 드라마 제작사 등도 주말드라마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40% 시청률을 돌파했던 SBS ‘찬란한 유산’은 가족을 중심에 두면서도 트렌디함을 더해 남녀노소 불구하고 전연령층에 사랑받았다. MBC 새주말드라마 ‘인연만들기’ 역시 발랄함이 가미돼 전형적인 주말극의 틀에서 조금 빗겨갔다는 게 제작진의 말이다. 이처럼 주말드라마가 젊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다양한 연령층을 흡수하기 위함이다. 최근 TV 시청자층이 줄면서 드라마 시청자 역시 줄었다. 때문에 특정 시청자층을 타깃으로 한 드라마는 성공하기 힘들다. 게다가 경제 불황, 케이블 TV의 성황 등으로 지상파 TV 광고가 줄어 광고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시청자층을 끄는 게 중요하다. 주말드라마가 젊어진 또 다른 이유는 캐스팅의 문제다. 진부하고 자극적인 스토리의 드라마는 배우들에게 환영받지 못한다. ‘주말드라마’ 배우라는 인식이 강해지면 ‘올드’하다는 이미지를 갖게되고 ‘미니’에 캐스팅이 힘들어진다. CF 모델로 각광받는 것은 트렌디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의 ‘미니시리즈’ 주인공이기 때문에 특히 젊은 배우들이 꺼려한다. 때문에 주말드라마 역시 배우들의 입맛에 맞게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mir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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