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목동, 박종규 객원기자] “이를 악물고 던졌다”. 한국 청소년 대표팀이 제8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4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안방에서 6년 만에 거둔 쾌거였다. 이 대회에서 가장 빛난 투수는 히어로즈의 예비 신인 문성현(충암고)이었다. 미래의 홈구장인 목동구장에서 한국의 우승을 이끈 문성현은 대회 MVP로 선정됐다. 3경기에 등판, 11⅔이닝 동안 6안타 16삼진 1실점의 빼어난 투구였다. 히어로즈의 4순위 지명을 받자마자 출전한 대회에서 호투를 거듭하며 내년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문성현은 한국 대표팀의 ‘믿을맨’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대만과 예선 1차전에서 3-3으로 맞선 4회 1사 후 등판해 끝까지 마운드를 지켰고, 일본과 예선 2차전에서는 1-2로 뒤진 5회 2사 후부터 상대 타선을 봉쇄해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29일 열린 결승전에서도 문성현은 4-1로 앞선 7회 1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8회에 1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9회초 세 타자를 연속으로 삼진 처리하며 한국의 우승을 결정지었다. 그 순간 더그아웃에서 쏟아져 나온 동료들과 얼싸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후 문성현은 “이를 악물고 던졌다” 며 “요즘 살이 찐 덕분인지 힘이 생긴 것 같다. 직구에 자신감을 가지고 던졌다” 라고 밝혔다. 마운드에서 거침없는 모습이었다는 지적에는 “밸런스가 좋을 때는 템포가 빠르다. 내가 마운드에서 처지면 야수들도 처지기 때문에 실책도 많이 나온다” 고 설명했다. 2010년 신인 지명에서 히어로즈에 4순위로 뽑힌 데 대해서는 “생각보다 순위가 낮아서 아쉬웠다. 2순위 정도를 생각했다. 그래서 더욱 오기가 생긴 것 같다” 고 털어놓았다. 가장 존경하는 선수를 묻는 질문에 문성현은 “히어로즈 정민태 코치님이다” 라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시진 감독님도 투수 출신이라 존경한다” 고 한마디를 더 남기며 재치를 발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