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홈 사직구장에 울려 퍼진 'SK! SK!'
OSEN 기자
발행 2009.08.30 08: 50

"SK! SK!" 화해무드가 조성되는 것일까. 롯데 자이언츠의 홈인 사직구장을 찾은 관중들이 경기 중간에 일제히 "SK 와이번스"를 연호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이는 전광판에 타구장 소식을 전할 때마다 이어지고 있다. 지난 28일부터 시작해 29일까지 이틀 연속 이어졌다. 특히 롯데가 120만명의 관중을 동원한 29일은 사직구장 전체가 "SK"를 외친 '노래방'이었다. 롯데의 이번 3연전 상대는 히어로즈라는 점에서 전혀 관계없을 것 같은 'SK'의 등장은 호기심을 불러모으기에 충분했다. 정작 SK는 대구구장에서 삼성과 맞대결을 펼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롯데팬은 지난 4월 23일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조성환 안면 사구' 사건 이후 SK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 당시 롯데 주장 조성환이 SK 투수 채병룡의 볼에 맞은 데 이어 SK 박재홍과 롯데 김일엽이 빈볼시비 끝에 벤치 클리어링 사태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롯데 공필성 코치와 박재홍 사이에서는 '욕설' 문제로 인한 오해가 생기기도 했다. 이후 5월 5일부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의 3연전을 관전하던 롯데팬들은 SK 선수들에게 일제히 야유를 쏟아부었다. 박재홍이 타석에 들어서면 아직까지도 '우'하는 소리를 합창할 정도다. 이유인 즉, 4강 진입에 따른 살벌한 순위 상관관계 때문이다. 28일 5위 롯데는 6위 히어로즈에 0.5경기차로 쫓기고 있었다. 반대로 4위 삼성은 1경기차로 추격했다. 삼성이 SK에 이기면 할 수 없지만 롯데가 이기고 삼성이 지게 되면 당연히 롯데는 4위로 올라간다. 그러나 설사 롯데가 져 히어로즈에게 5위 자리를 내준다하더라도 SK가 삼성을 잡아줄 경우 4강 기회는 여전히 최대 1경기차로 유지할 수 있었다. 29일도 마찬가지. SK가 삼성을 잡아줬으면 하는 마음의 바람이 여러 모로 간절했다. 공수교대 시간에 SK가 삼성을 이기고 있다는 내용이 전광판에 뜨자 큰 함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나왔고 'SK! SK!'라는 목소리도 상당했다. 이 때문인지 기대대로 SK가 삼성을 이틀 연속 무릎을 꿇렸다. 롯데도 히어로즈를 꺾으며 4위 탈환에 성공했다. 롯데는 29일 경기에서 4-3으로 신승, 연승을 달리며 60승 60패로 5할 승률을 올려 5위 삼성과의 경기차를 1경기로 유지하고 있다. 한 관중은 "SK와 좋지 않은 관계를 보인 것으로 아는데. 역시 가을야구에 대한 열망이 더 크기 때문인 것 같다"고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과연 이번 인연을 계기로 롯데와 SK가 악연을 떨쳐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그런데 사직구장에서 경기는 올해 다 치렀다. 남은 양팀간의 맞대결은 오는 9월 5일과 6일 이틀간 문학구장에서 있을 예정이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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