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K포'가 보여준 '공생'의 미덕
OSEN 기자
발행 2009.08.30 09: 22

90년대 외국의 한 학술 단체는 '동급생끼리 함께 협력하며 공부를 같이할 때 연쇄 상승 효과를 가져온다'라는 통계를 내놓은 바 있다. 서로 보완재 역할을 하면서 연쇄 상승 효과를 가져오는, '공생'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통계였다. KIA 타이거즈의 선두 수성을 이끄는 요소 중 하나인 최희섭(30)-김상현(29)의 'C(hoi)-K(im)'포 또한 세상의 당연한 이치를 야구에 녹여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지난 28~29일 벌어진 두산과의 잠실 2경기서 도합 14타점을 쏟아부으며 팀 2경기 총 득점(21점)의 ⅔를 책임졌다. 2009시즌 그들의 활약상을 지켜보면 상승과 하락의 궤적이 비슷했기에 이들의 모습은 더욱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최희섭이 '극한 부진'을 보여준 6월서 김상현 또한 2할5푼(76타수 19안타)의 타율에 그치며 KIA의 득점력을 극대화시키지 못했던 것. 최희섭은 6월 한 달간 1할6푼4리(67타수 11안타) 1홈런 6타점에 그치며 헛방망이를 돌렸다. 최희섭의 부진이 이어지자 뒤에 버티고 있던 김상현의 부담이 커졌고 김상현 또한 76타수 19안타 2홈런 12타점으로 살짝 주춤했던 것. 김상현의 6월은 전 소속팀 LG서의 모습과 별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러나 7월서 최희섭이 2할7푼(63타수 17안타) 2홈런 8타점으로 다시 상승세를 타자 김상현 또한 3할1푼3리(67타수 21안타) 7홈런 20타점으로 힘을 냈다. KIA의 득점력이 상승 곡선을 탄 시기 또한 바로 이 때였으며 김상현의 맹타에 바로 앞에 배치된 최희섭의 위력이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증명한 시기다. 최희섭과 김상현이 동반 상승세를 타며 상대 투수들은 누구를 피해야할 지에 대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8월 들어 'CK포'의 파괴력은 엄청난 수준으로 폭발 중. 최희섭은 8월서 3할9푼1리(87타수 34안타, 29일 현재) 8홈런 32타점을 기록하며 시즌 타율을 2할대 후반까지 끌어올렸으며 김상현은 4할(90타수 36안타) 15홈런 38타점으로 프로야구 역사를 새로 쓰는 중이다. 15홈런 38타점은 모두 역대 월간 최다홈런, 타점 타이기록이다. 공격만이 아니다. LG 시절 포구 외에도 송구 면에서 불안감을 노출했던 3루수 김상현은 '커다란' 1루수 최희섭을 향해 좀 더 편한 송구를 이어갔다. 1루수 최희섭이 없었더라면 김상현은 그저 '수비 구멍'으로 전락할 수 있었다. 상무 시절 3루수로 입대했던 김상현은 2년 간 주로 좌익수 출장을 했던 선수. 김주찬(28. 롯데)이나 민병헌(22. 두산) 등 고교 시절 내야수를 맡았던 선수가 외야로 이동하는 이유에는 송구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LG는 송구가 부정확했던 김상현을 어떻게든 3루에 고정시키고자 노력했고 이것이 김상현이 타격에 집중하기 어려웠던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그러나 8개 구단 1루수 중 가장 '우월한 길이'를 자랑하는 최희섭을 보유한 KIA는 달랐다. 29일 두산 전서 김상현은 1루수가 잡기 어려운 1루 송구를 보여줬으나 최희섭은 큰 키와 센스를 이용해 범타 양산을 이끌었다. 사람은 결코 혼자서 세상을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다. 자신을 이끌어주는 사람과의 '공생 관계'를 통해 자아 실현을 향해가는 진리. 최희섭이 이끌어주고 김상현이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CK포의 공생 관계'는 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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