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청소년선수권] 걱정 잊고 하나된 소년들, 정상에 오르다
OSEN 기자
발행 2009.08.30 12: 02

[OSEN=박종규 객원기자] 전국에서 모인 18명의 소년들, 걱정은 잠시 잊고 하나의 ‘팀’ 이 되었다. 한국 청소년 대표팀이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4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성인 대표팀이 거둔 9전 전승 우승의 ‘축소판’ 이었다. 서로 다른 14개 학교에서 모인 고교 3년생 선수들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하나의 팀을 이루었다. 출신 지역을 막론하고 올해 고교 최고의 선수들이 모였다.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자부심이 그들을 하나로 묶는 원동력이었다. 그런데 한 가지 걱정이 그들의 마음에 자리 잡고 있었다. 바로 각자의 진로에 대한 문제였다. 지난 17일 프로야구 2010년 신인 드래프트가 열릴 무렵 선수단이 구성되어 더욱 혼란했을 것이다. 드래프트의 결과는 선수들을 한 번 더 고민에 빠지게 했다. 프로에 지명을 받는 것이 최선이지만, 몇몇 선수들은 지명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보통의 고교 3학년 학생들의 경우에 비교한다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더구나 해외로 진출하는 선수들이 급증하면서 상대적인 상실감이 더해졌다. 대회가 끝나고 인터뷰실에 들어선 선수들은 모두가 자신의 진로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가장 먼저 MVP 문성현(충암고, 히어로즈 4순위)은 “2순위 정도를 예상했는데, 생각과 달라 아쉬웠다. 그래서 오기가 생긴 것 같다” 고 말했다. 타격상을 받은 김경도(덕수고, 한화 8순위, 고려대 진학 예정)는 “처음에는 프로에 가고 싶었지만, 많이 부족한 것을 느끼고 대학에 진출하기로 했다” 고 밝혔고, 결승전 쐐기 3루타의 주인공 강민국(광주일고, 동국대 진학 예정)은 “프로에 지명될 것을 기대했는데, 그러지 못해 혼자 마음고생을 했다. 미국에 진출한 선수들도 부러웠다” 고 토로했다. 이처럼 선수들의 마음은 결코 편하지 않았다. 게다가 서로 적으로 만나던 선수들과 한 팀을 이루게 되어 팀워크를 다지는 것도 쉽지 않았다. 국제대회라는 중압감에 안방에서 우승해야 한다는 부담까지 겹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승리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였다. 4경기 중 한 번도 쉬운 경기가 없었지만, 패배까지 몰리지는 않았다. 물론 개개인의 기량은 뛰어났지만, 고비 때마다 팀 플레이로 승리를 이뤄냈다. 올림픽, WBC 등 국제대회에서 성인 대표팀이 최상의 팀워크를 자랑하며 세계 정상과 오른 것과 마찬가지로 청소년 대표팀도 하나로 뭉쳤다. 계속 선수 생활을 이어가면서 국가대표로 나설 그들의 모습이 기대되는 이유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정상에 오른 소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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