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 단 허경민의 아쉬움과 희망
OSEN 기자
발행 2009.08.30 16: 39

"저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저도 그라운드에 서보고 싶어요". 19세 소년의 눈에는 신기함과 아쉬움이 함께 했다. 오는 9월 스웨덴서 열리는 야구 월드컵 대표로 선발된 내야수 허경민(19. 두산 베어스)이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첫 성인 대표팀 포함에 대한 다짐을 밝혔다. 올 시즌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2차 1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허경민은 30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사복 차림으로 1루 측 덕아웃에 들렀다. 이천 베어스 필드서 벌어질 예정이던 삼성과의 2군 경기가 취소되어 일찍 잠실에 도착한 것. 그러나 일찍부터 관중석에 팬들이 들어차는, 데뷔 후 처음 보는 광경에 식겁했는지 덕아웃 뒤에서 쭈뼛거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다가가 인사를 하자 밝은 웃음을 보여준 허경민은 첫 성인 대표팀 선발에 대해 묻자 "생각지도 않았는데 야구 월드컵 대표로 뽑혀 얼떨떨하다. 기분이 좋은 것은 확실하지만 올 시즌 1군 승격 기회가 대회가 진행되는 만큼 줄어들 것 같기도 하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나 그는 곧이어 "두 마리 토끼는 잡기 힘든 것 같아요"라며 타국에서의 '국위 선양'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허경민은 지난해 캐나다 에드먼턴서 열린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서 주전 유격수로 출장하며 한국의 2연패에 공헌한 바 있다. 내달 1일부터 8개 구단은 5명의 선수를 1군 엔트리에 더 추가할 수 있다. 두산 또한 허경민의 동기생인 정수빈(19), 박건우(19)를 비롯해 외야수 이성열(25)과 포수 김진수(30)를 엔트리에 등록시키기 위해 1군 선수단에 합류시킨 상황. 올 시즌 2군 북부리그서 2할8푼7리 1홈런 25타점 19도루(30일 현재)를 기록하는 동시에 퓨쳐스 올스타전에도 출장한 허경민에게도 기회가 갈 법 했다. 그러나 그는 야구 월드컵 대표팀 발탁으로 인해 1군 출장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되었다. "(박)건우랑 서로 축하를 주고 받았어요. 건우는 저한테 태극 마크를 단 데 대해 축하를 해줬고 저는 건우가 1군으로 올라갈 수 있게 된 데 대해 축하해줬구요. 성인 대표팀에 뽑혀 기쁘기는 한데, 저도 저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그라운드에 설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이야기를 끝마친 이후에도 덕아웃 뒤에서 지나가는 선배들에게 인사를 하느라 바쁘던 허경민은 "(정)수빈이랑 건우 훈련 끝나면 인사 좀 나누려구요"라며 다시 한 번 웃어 보였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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