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연맹, 총재 선출 둘러싸고 난기류
OSEN 기자
발행 2009.09.01 15: 43

세계태권도연맹(WTF) 새 총재 선출을 둘러싸고 난기류가 일고 있다. 낫 인드라파나(61) 태국 IOC 위원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의 지위를 흔들어보려는 이상한 움직임이 포착돼 조정원(62) WTF 현 총재의 주변에 은연중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WTF는 오는 10월 13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총회를 열고 임기 4년의 새 총재를 선출하게 된다. 총재 선출은 WTF 가맹 189개 회원국 가운데 지난 2년간 세계선수권대회와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 한 차례 이상 출전한 나라와 집행위원 40명에게 투표권이 주어진다. 조정원 현 총재가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낫 인드라파나 부총재와 아타나시오 프리갈로스(그리스) 유럽태권도연맹(ETU) 회장, 박수남 영국태권도연맹 회장 등이 출마를 선언한 상태이다. 선거는 조정원 총재와 그의 연임을 저지하려는 낫 인드라파나를 중심으로한 연합세력간의 맞대결이 될 것으로 태권도인들은 관측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최근 정치권의 간섭 움직임이 일고 있어 많은 태권도인들은 자칫 종주국의 위상이 흔들릴 수도 있는 결과를 낳지나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하계 IOC 종목 탈락설을 일축한 태권도 지난 8월 13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이사회에서 2016년 여름철 올림픽 종목에 7인제럭비와 골프가 추천 됐다. 그 과정에서 태권도의 올림픽 종목 잔류 여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웠으나 지위가 흔들림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일각에서 나돌았던 탈락설은 사실무근임이 판명된 것이다. WTF의 한 관계자는 “태권도는 이미 지난 3월 덴버에서 열렸던 국제경기연맹연합(ASOIF) 총회에서 26개 하계올림픽 패키지 종목에 포함 돼 있었다”고 전하면서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으로 계속 인정받음에 따라 한국의 안정적인 문화 상품으로 기능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태권도가 변함 없는 하계 올림픽 종목으로서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WTF는 2004년 6월 조정원 총재가 선출 된 이후 그 해 말 개혁위원회를 만들어 국제대회 심판의 임명 및 배정 절차의 개선을 꾀했고 판정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전자호구를 도입하는 한편 즉석 비디오 판독제 등도 실시하고 있다. 특히 2007년 9월에 세계 스포츠 종목 가운데 최초로 태권도평화봉사단이 출범, 태권도의 평화 이미지가 강해졌다. 태권도평화봉사단은 대륙별로 봉사단이 함께 활동하고 세계 젊은이들이 한마음으로 우정을 나누는 무대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WTF 총재, 외국인 수용 가능 시각의 오류 태권도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의 10대 문화상품으로 선정했을 만큼 한국의 자존심이나 다름 없다. 그 동안 태권도가 국제무대에서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 시키고 클린 종목으로 재인식 될 수 있었던 것은 조정원 총재의 개인적인 희생과 노력의 덕분이라는 게 그를 지지하는 태권도인들의 주장이다. 조정원 총재측은 “일본처럼 유도 종주국의 기반이 굳어져 흔들리지 않을 시점이라면 외국인이라고 총재를 하지 말란 법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태권도는 아직 문화상품으로서 안정화 단계라고 할 수 없다. 기반이 완전히 닦여질 때까지 한국인이 총재를 맡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문화적인 태권도 유산을 잘 다듬어서 전 세계인들에게 널리 알리고 진정한 문화 상품화를 추구하려면 조 총재가 연임해야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아직 외국인 총재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인 것이다. 제 2의 평창 사태가 재현돼서는 안된다 태권도는 그 동안 고질적인 파벌 다툼과 부정과 부패의 고리에 연결돼 있다는 일반인들의 인식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게다가 국내외를 막론하고 수장 선출때마다 정치권이 개입, 독립적이어야할 스포츠인들의 입지를 어렵게 만들어 왔던 게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태권도인들은 이번 WTF 총재 선출에서 마저 종주국 한국이 단합된 힘을 보여주지 못하고 분열되는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하계올림픽의 터전을 굳게 다지고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개혁이 필요한데 조정원 총재를 중심으로 태권도인들의 역량을 한 곳에 모아야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태권도 관계자는 “이번 WTF 총재 선거가 동계올림픽 유치가 무산된 평창 사태의 전철을 결코 되밟아서는 안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자칫 개인의 ‘소욕(小慾)’이 대의를 그르쳐서는 안된다는 경고인 셈이다. chuam@osen.co.kr WTF 조정원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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