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운 영화인들의 잇단 사망 소식에 충무로가 눈물을 짓고 있다. 배우 장진영은 1일 향년 37세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리며 짧은 생을 마감했다. 지난 해 9월 발견한 위암으로 1년여 투병생활을 해 오다 결국 숨을 거둔 故 장진영은 2000년대 충무로를 대표하는 여배우로서 불꽃같은 삶을 살다 세상을 떠났다. 고 장진영의 사망 소식에 많은 영화 관계자들은 "정말 아까운 배우를 잃었다"며 탄식하고 있다. 장진영은 '반칙왕', '소름', '오버 더 레인보우', '국화꽃 향기', '싱글즈', '청연',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충무로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세운 배우였다. 특히 그녀는 스크린에서 그 어떤 여자 배우보다도 인상 깊은 강인한 여성상을 보여줬다. 지난 해 10월에는 고 최진실이 자살로 향년 40세의 생을 마무리해 충격을 안겨줬다. 톱의 위치에서 한 줌의 재로 사라진 최진실은 한국 영화사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부군'을 시작으로 '꼭지딴',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 '미스터 맘마', '마누라 죽이기', '고스트 맘마', '편지', '은행나무 침대2' 등 누구보다도 화려했고 굴곡이 많았던 은막의 스타로 다시는 스크린에서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망연자실하기도 했다. 고 이은주는 2005년 2월 22일 25세란 아까운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안겼다.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로 성장 가능성이 풍부했던 이은주의 사망은 충무로에서는 빛나는 보석을 잃은 것과 다름없었다. 이은주는 지난 해 한 포털사이트에서 진행한 요절한 배우들 중 스크린에서 다시 보고 싶은 배우로 고 장국영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주홍글씨', '태극기 휘날리며', '안녕! 유에프오', '하늘 정원', '번지 점프를 하다', '오!수정' 등 화려한 필모그래피는 그녀가 살아있었다면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는 배우였는지 짐작케 한다. 배우들 외에도 아까운 영화인들의 사망은 충무로의 마음을 울렸다. 유현목 감독은 지난 6월 향년 85세로 별세했다. 1956년 영화 '교차로'를 통해 감독 데뷔한 유현목 감독은 '교차로', '잃어버린 청춘', '인생차압', '임꺽정' 등을 거쳐 1961년 '오발탄'으로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인물이 됐다. 이후에도 '잉여인간', '춘몽', '김약국집 딸들', '분례기', '불꽃' 등을 연출했고 1995년작 '말미잘'을 유작으로 남겼다. 지난 7월 2일 치뤄진 영결식은 대한민국 영화인장으로 거행됐다. 배우 겸 연극 연출가였던 박광정은 지난 해 12월 폐암으로 숨을 거뒀다. 많은 영화에 주조연급으로 출연하며 개성있는 연기를 보여줬던 박광정은 폐암 선고를 받은 이후에도 연기에 대한 열정을 불태워 많은 팬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영화사 아침의 고 정승혜 대표 지난 5월 향년 44세로 타계해 많은 영화인들의 가슴을 적셨다. '왕의 남자', '라디오 스타', '궁녀', '님은 먼 곳에' 등을 제작한 영화사 아침의 고 정승혜 대표는 대장암 투병으로 사망했다. 고 정승혜 대표가 완성본을 보지 못하고 떠난 영화 '불신지옥'의 기자간담회에서는 이준익 감독과 남상미가 고인을 추억하며 펑펑 눈물을 흘렸다. 장근석은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을 선택하는데 고 정승혜 대표의 응원이 힘이 됐다고 전한 바 있다. ny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