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저렇게 뭉쳤을까?' 캐스팅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배우들의 조화가 있다. '저렇게도 뭉치는구나'란 생각이 들 정도로 이색적인 느낌을 안겨주는 스크린 속 결합들에는 누가 있을까? 최근 전주에서 크랭크인한 '집 나온 남자들'의 지진희, 양익준, 이문식은 한 마디로 '웃기는 트리오'다. 이들의 캐스팅 소식에 관계자들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절묘한 조합"이라고 입을 모았다. 가출한 부인을 찾아나선 남편 성희(지진희)와 얼떨결에 따라나선 그의 후배 동민(양익준), 그리고 아무도 몰랐던 성희의 처남 유곽(이문식)이 집을 나와 겪는 좌충우돌 모험담을 담은 이 영화는 주인공들의 조합이 벌써부터 호기심을 자아낸다. 특히 '똥파리'로 올 해 세계 영화제를 휩쓴 양익준 감독이 이번에는 100% 배우로서의 기량을 뽐낼 예정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진지함 속 엉뚱함이 묻어나는 지진희, 감독 겸 걸쭉한 느낌의 배우 양익준, 충무로 대표 감초 연기의 달인 이문식의 절묘한 조합이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이기도 하다. 최근 가장 이색 조화를 보여준 스크린 커플은 '미쓰 홍당무'(2008)의 공효진-서우다. 시도 때도 없이 얼굴 빨개지는 안면홍조증에 걸린 비호감 교사 양미숙과 싸가지 없는 전교 왕따 서종희로 각각 분한 공효진과 서우는 최근 한국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그녀들만의 관계'를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요에 의해 만나 차츰 우정을 쌓아가는 범상치 않은 이들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강렬하고 코믹한 에피소드들을 만들어내 관객들을 울리고 웃겼다. '잘 어울리는 한 쌍의 바퀴벌레'를 명랑하고 찡하게 풀어낸 영화의 감동에는 이들 이색 커플의 공이 컸다. 진한 멜로 영화들에서도 이색 캐스팅은 종종 눈에 띈다. 허진호 감독의 영화 '행복'(2007)에서 가슴 아픈 절절한 사랑을 하는 커플로 황정민, 임수정 캐스팅 소식이 들려왔을 때 많은 이들이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삶의 노곤함과 원숙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황정민과 아직도 앳된 모습의 동안이 돋보이는 임수정의 호흡이 질척한 멜로 영화에서 어떤 그림을 그려낼 지 쉽게 예상할 수 없었다. 더욱이 영화 속에는 그들의 베드신까지 있어 개봉 전부터 강렬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하반기 개봉 예정인 박찬옥 감독의 신작 '파주'에서는 이선균과 서우가 호흡을 맞춘다. 언니의 남자를 사랑한 소녀와 금지된 관계 속에 숨겨진 비밀과 사랑을 그린 멜로 영화 '파주'에서 이선균과 서우는 위험한 사랑을 나누는 도발적인 커플로 분한다. 최근 패션 월간지 '엘르'에 실린 '위험한 순간'(Dangerous Moment)이라는 파격적인 이미지의 콘셉트의 패션 화보가 이들의 영화 속 모습을 표현해 내기도 했다.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달콤한 나의 도시', '트리플' 등을 통해 로맨틱한 남자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이선균은 이번 영화에서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는데 익숙하지만 소녀의 도발에 흔들리는 남성을 연기해낸다. 서우는 '미쓰 홍당무', 드라마 '탐나는 도다'의 엉뚱 발랄한 면모를 벗고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언니의 남자를 유혹하는 소녀로 성숙한 여성미도 뽐낼 예정이다. 부드러운 남자 이선균과 엉뚱 소녀 서우가 어떤 연기변신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ny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