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부재' 히어로즈, 해결책은 '집단 마무리 체제'
OSEN 기자
발행 2009.09.02 14: 02

[OSEN=박종규 객원기자] 올시즌 히어로즈의 마무리 투수 문제, 해결책은 ‘집단 마무리 체제’ 로 정리됐다. 전신 현대 시절부터 ‘투수왕국’ 으로 불리던 히어로즈가 올시즌 마운드 붕괴로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오히려 타선폭발이 이어지며 팀 컬러조차 무색해졌다. 1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6위(5.37)인 반면에 팀 타율 공동 3위(2할7푼8리), 팀 홈런 2위(138)에 올라 있다. 마운드에 대한 고민은 시즌 내내 히어로즈 코칭스태프를 괴롭게 만들고 있다. 선발진 붕괴로 시즌 초반 레이스가 힘겨웠고, 중간계투진은 경험이 부족한 투수들이 대부분이었다. 시즌 막판에 이르러 이 두 가지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됐지만, 여전히 마무리 문제는 풀리지 않고 있다. 김시진 감독이 내놓은 해결책은 ‘집단 마무리 체제’ 로 해석된다. 전문 마무리 투수 한 명 대신 상황에 맞는 투수가 마지막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시즌 초 주전 마무리로 나선 황두성은 5월까지 9세이브를 올리며 제몫을 다했다. 그러나 5월 말부터 이유를 알 수 없는 제구력 난조를 보여 자리를 내놓아야 했다. 이후 김 감독은 신철인과 이보근의 ‘더블 스토퍼’ 카드를 선택했다. 김 감독의 해결책은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신철인이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갔고, 이보근도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김 감독은 중간계투진과 마무리의 경계를 없애버렸다. 매 경기 상황에 맞게 마지막 투수를 투입한 것이다. 최근에는 대부분 이보근이 경기를 마무리하고 때에 따라 송신영, 강윤구, 오재영 등이 마무리로 투입된다. 필승 계투조가 모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선수는 어디로 튈지 모른다. 데이터는 참고 사항일 뿐이다” 라며 주전 마무리 낙점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당사자들도 마무리 투수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가진 것은 아니다. “중간계투 때와 다른 것이 없다” 는 이보근, “감독님이 맡겨주신 임무에 충실하겠다” 는 강윤구는 타석의 타자에만 집중하는 스타일. 오재영은 “다른 투수들을 아끼려고 내가 나서는 것 같다” 며 농담을 던지면서도 “이기고 있을 때 내 공 하나로 경기가 좌우되기 때문에 더 긴장된다” 고 말한다. 마무리 문제만 해결됐다면 히어로즈의 순위 싸움이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즌 중 과도기를 거치면서 전체적으로 불안감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4강행을 노리는 동시에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김 감독의 생각은 복잡하다. 내년에는 누구를 마무리로 점찍을 것인지 지금부터 시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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