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영화도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9월에 접어들며 봇물을 이루는 한국 멜로영화들이 다양한 장르의 격돌을 벌일 예정이다. 사극멜로 '불꽃처럼 나비처럼', 최루멜로 '내사랑 내곁에', SF멜로 '지구에서 사는 법', 감성멜로 '호우시절' 등 가지각색 장르의 향연이 그것이다. 최근 몇 년간 극장가에서는 불꽃 튀는 사랑을 그린 한국 멜로 영화들이 가을에 개봉하면서 관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너는 내 운명'(2005, 박진표 감독, 전국 305만명),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 송해성 감독, 전국 313만명), '행복'(2007, 허진호감독, 전국 124만명)에 이어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한 멜로 영화의 접전이 예상되는 올 가을이다. 하지만 '멜로'라는 장르 안에서도 각기 다른 배경과 내용을 담고 있어 관객들에게는 '입맛에 따라 골라보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사극 멜로 '불꽃처럼 나비처럼'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명성황후 민자영을 다룬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9월 24일 개봉)은 조승우와 수애가 만나 화제를 모으고 있는 사극 멜로다. 불꽃처럼 화려하고 나비처럼 여렸던 여인 명성황후 민자영과 불꽃처럼 뜨겁고 나비처럼 순수했던 그녀의 호위무사 무명의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군 입대 전 조승우의 마지막 모습과 톱스타들이 거쳐간 명성황후로 다시 태어난 수애의 호흡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최루 멜로 '내사랑 내곁에' '너는 내 운명'의 박진표 감독의 신작 '내사랑 내곁에'(9월 24일 개봉)는 루게릭병을 조명하는 최루성 멜로다. 몸이 조금씩 마비돼가는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종우와 어린 시절 한 동네에서 자란 장례지도사 지수의 운명적이고 슬픈 사랑이야기를 다룬다. 주연배우 김명민이 촬영기간 동안 무려 20kg 이상을 감량해 화제를 모았고, '1000만 배우' 하지원이 눈물의 여왕으로 티켓 파워를 굳힐 지가 주목된다. SF 멜로 '지구에서 사는 법' '지구에서 사는 법'(9월 24일 개봉)은 '다섯은 너무 많아', '나의 노래는'으로 독립영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 현직 교사 안슬기 감독의 신작이다. 시를 쓰는 외계인 남편과 비밀정부요원 아내가 등장하는 독특한 소재의 영화로 통속적인 불륜 드라마에 SF적인 설정을 끌어들인 상상력이 돋보인다. 불륜드라마와 SF미스터리라는 장르혼합을 통해 독립영화만의 특별한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감성 멜로 '호우시절' 허진호 감독의 다섯 번째 로맨스 영화 '호우시절'은 10월 관객들을 찾는다. 유학시절 친구였지만 사랑인 줄 모른 채 헤어졌던 두 사람이 몇 년 후 우연히 만나 그 시절을 떠올리며 정말로 사랑을 깨닫게 된다는 운명같은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에서 정우성과 중국배우 고원원은 함께 호흡을 맞췄다. 극중 정우성은 중국 출장 길에서 우연히 미국 유학시절 친구(고원원)를 재회하는 건설회사 팀장 역을 맡아 특유의 저음과 부드로운 눈빛을 보여줄 예정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 '행복' 등을 만든 허진호 감독을 만나 정우성이 그간 출연했던 영화 '중천', '내 머리속의 지우개', '데이지' 등과는 또 다른 느낌의 멜로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허진호 감독의 영화 중에도 처음으로 해피엔딩을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이기에 호기심을 자아낸다. ny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