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안타도 치고 싶지만 수비를 잘하는 게 더 큰 목표에요". 팀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이원석(23. 두산 베어스)이 개인 목표보다 팀 성적 향상에 더 힘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홍성흔(32. 롯데)의 프리에이전트(FA) 보상 선수로 두산에 새 둥지를 튼 이원석은 올 시즌 내야 전 포지션을 두루 소화하며 팀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 이원석의 성적은 2할7푼4리 8홈런 39타점(2일 현재). 누적 수치가 아닌 타율을 제외하면 모두 자신의 한 시즌 최고 기록이다. 특히 이원석의 효용성은 주전 내야수의 공백을 말끔하게 메워주고 있다는 데에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올 시즌 난생 처음 맡는 1루수 자리를 잘 소화해내기도 했고 주전 유격수 손시헌(29)이 2군으로 떨어졌을 때는 유격수로도 활약했다. 최근에는 오른쪽 종아리에 갑작스러운 봉와직염 증세를 나타낸 3루수 김동주(33)를 대신해 '핫코너'를 책임지고 있는 이원석. 김경문 감독 또한 이원석에 대해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특히 송구가 좋아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더욱 기대된다"라며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적 후 자신 만의 스트라이크 존을 머릿 속에 그려넣고 타격에 나서며 배팅에 있어서도 한 단계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주는 이원석이다. 가끔씩 주루 면에 있어 외모에 걸맞지 않는(?) 발 빠르기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영입 당시 팀의 기대치와 현재 공-수에서 보여주는 활약상을 생각하면 '대박주'임에 틀림없다. 이원석과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곁에 있던 김민호 수비코치는 "(이)원석이 올 시즌 목표가 뭘까요"라며 문제를 냈다. 명확한 답이 생각나지 않아 두 달 전 이원석과 농담처럼 이야기를 나눴던 '시즌 10홈런'이라는 답을 던졌다. 그러자 김 코치는 고개를 저으며 "시즌 100안타를 기록하는 게 원석이의 목표"라며 1차 답을 내놓았다. 이원석은 2일까지 89안타를 기록, 100안타 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자 듣고 있던 이원석이 김 코치의 이야기를 '재부정'했다. 시즌 100안타도 목표 중 하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게 이원석이 밝힌 진짜 답이었다. "끝까지 풀타임으로 뛰면서 100안타를 치고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팀이 탄탄한 내야 수비진을 구축하는 데 확실한 역할을 하는 게 제 가장 큰 목표에요. 이거라도 잘해야 앞으로도 경기에 자주 나설 수 있지 않겠어요"(웃음). 이적과 동시에 트레이드 설에 휘말리며 심한 마음 고생을 했던 이원석. 그러나 10개월이 지난 현재 그는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조금씩 꽃피우며 팀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팀 승리를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이원석이 앞으로 보여줄 활약상에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