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연패에서 드러난 '허술한 1위' 가능성
OSEN 기자
발행 2009.09.05 09: 16

KIA는 지난 4일 광주 두산전에서 후반기 첫 2연패를 당했다. 만 두 달만에 맛보는 2연패였다. 어떤 팀은 두 달만에 2연승했지만 KIA는 워낙 잘나가는 팀이었으니 그만큼 연패는 생소했다. 공교롭게도 두 경기 모두 역전패를 당했다. KIA는 이 두 경기에서 지나칠 수 없는 수비실수를 했다. 향후 한국시리즈에서 재현될 수 있는 실수였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대목이다. 먼저 지난 3일 대구 삼성전. 김상현의 홈런을 앞세워 2-0으로 리드를 잡았다. 마운드에서는 양현종이 버티고 있었다. 4회말 김상현이 이영욱의 타구를 잡지못하는 실책을 했다. 그러나 다음타자를 병살타로 유도해 더 이상 위기는 없었다. 하지만 6회 동점을 내주는 과정에서 수비력이 좋은 2루수 박기남의 실책이 나왔다. 무사 1,3루에서 강봉규의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볼을 놓치고 말았다. 병살타성 타구를 급하게 처리하다 볼을 뒤로 빠트린 것이다. 결국 2점을 내주는 빌미가 됐다. 그리고 KIA는 10회초 2사만루 찬스를 살리지 못했고 10회말 김상현이 1사후 이영욱의 타구를 잡지 못하는 실책이 나왔고 결국 끝내기 안타로 이어졌다. 다음날인 4일 광주경기에서도 KIA는 중요한 순간 실책이 나왔다. 1-0으로 앞선 4회초 무사 1루에서 민병헌의 2루 땅볼을 김선빈이 놓쳤다. 완벽한 병살타성 타구였으나 오히려 1.3루의 위기를 맞게 됐고 4실점의 빌미가 됐다. 3회까지 무안타로 호투했던 로페즈는 흥분했고 이후 집중 4안타를 맞고 무너졌다. 조범현 감독은 "실책이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집중력이 필요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특히 이유에 대해 "후반기 잔여경기를 소화하느라 잦은 이동이 선수들의 생체감각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즉, 지난 주말부터 서울-부산-대구-광주로 이어지는 이동 때문에 선수들의 몸이 무거워졌고 집중력이 흐트러졌다는 의미이다. 수비로 본다면 KIA 내야진 가운데 2루와 3루는 취약점이 있다. 2루는 안치홍이 주전을 꿰차지 못했고 김선빈, 박기남, 안치홍, 김종국 등이 돌아가며 나서고 있다. 3루는 해결사 김상현이 지키고 있다. 김상현은 수비력이 몰라보게 좋아졌지만 가끔 아쉬운 실수를 한다. 문제는 한국시리즈에서의 수비력이다. 집중력을 갖고 격돌하는 한국시리즈는 전통적으로 수비실책에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당장 지난 2008 한국시리즈에서 SK 우승의 원동력을 철통같은 수비력에 있었다.반면 두산의 패인을 보면 실책이 자리잡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어이없는 실점을 하지 않아야 승리의 가능성이 높았다. 단기전에서 실책은 투수와 동료들을 흔든다. 이날 평정심을 잃어버린 로페즈의 경우처럼 말이다. KIA가 '허술한 1위'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대단히 신경을 써야 되는 대목이 아닌가 싶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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