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이 어디 쉬운가요?" KBS 2TV 간판코미디쇼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현 책임 프로듀서 박중민 CP의 말이다.
방송 10주년을 맞은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6일(오늘) '10주년 기념 특집'을 방송한다. 지난 1999년 7월 18일, '일요일 밤의 열기-개그콘서트'라는 제목의 파일럿 형태로 첫 선을 보인 '개콘'은 그해 9월 4일 '개그콘서트-토요일 밤의 열기'라는 제목으로 정식 1회 방송을 내보냈다.
이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자리하며 수많은 연출진과 작가진, 내로라하는 개그맨들의 양성소로 10년의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쉽지 않은 10년의 역사를 지나온 역대 책임 프로듀서들은 저마다 '개콘과 함께한 잊지 못할 순간'들을 꼽았다. 최근 진행된 역대 연출자들의 대담에서 그들이 꺼내놓은 '개콘'의 추억을 통해 지난 10년을 되돌아봤다.
- '개콘' 1회 녹화, 개그맨 백재현의 화려한 컴백
초창기 역대 책임프로듀서였던 김영선 CP는 시작당시, 낯설고 실험적으로 느껴지던 '개콘'을 끌고 나갔던 백재현에 대한 기억을 꼽았다. "맨 처음 박중민 PD가(현재 CP) '개콘'의 기획안을 들고 왔을 때, 너무 낯설고 파격적인 포맷이라 주변의 반응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며 '개콘'이 탄생하던 시절을 떠올렸다. 이어 "그러나 당시 '개콘'의 실질적인 리더였던 백재현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전작에서부터 늘 시대를 앞서가는 출중한 아이디어를 선보였고 그 전, 방송이 없던 시련기에도 대학로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코미디에 대한 실험을 했던 모양이다"며 백재현의 가능성을 추켜세웠다. 또 "드디어 '개콘' 첫 녹화 날, 화려하게 컴백한 그에게 마음으로부터의 박수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 메인급 연기자들의 대거 방송사 이적 '최대 위기'
지난 2002년 10월부터 2004년 10월까지 약 2년여 간 '개콘'을 담당했던 강영원 CP는 위기의 순간을 떠올렸다. "지난 2003년 초, '개콘' 역사상 최대의 위기가 있었다. 메인급 연기자들이 상대 방송사로 대거 옮겨간 것이었다. 많은 날들을 고민하던 기억이 떠오른다"며 힘든 과거를 회상했다. 그러나 "그들이 빠진 첫 녹화 날의 감격은 잊을 수 없다. 아직 어리고 미숙하다고 여겼던 연기자들 (정형돈 김다래 김기수 권진영 임혁필 김상태 등)이 선배의 공백을 메우고도 남을 역량을 발휘한 것이다"며 벅찬 순간을 추억했다. 또 "그러나 '개콘'을 더 높이 평가하는 것은 그 때 이탈했던 연기자들을 훗날 다시 받아들였다는 사실이다. 코미디계의 '용광로'라고나 할까? 모든 이질적인 요소들을 녹이고 통합해서 국민코미디가 되어가는 과정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 '마빡이' 신드롬, 예상치 못했던 반전
지난 2004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연출을 담당했던 김진홍 CP는 개그맨 정종철의 히트작 '마빡이'에 대한 추억을 전했다. "처음 '마빡이'가 무대에 등장했을 때가 잊히지 않는다. 극도 아니고 퍼포먼스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승전결이 있는 것도 아니고..."라며 초반, 반신반의했던 감정을 털어놨다. "첫 등장에서부터 객석의 폭발적인 반응은 있었지만 그렇게까지 전국적인 신드롬을 일으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전국의 머리숱 적은 분들로부터 항의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코미디의 성공과 실패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유쾌한 반전도 있나보다"며 '마빡이 신드롬'을 떠올렸다.
'10주년 특집'에는 대모 김미화를 필두로 '개콘'을 거쳐 간 역대 스타 심현섭 박준형 김지선 등과 남희석 신동엽 유재석 정형돈 이윤석 등 톱 개그맨들은 물론 현 출연진이 꾸미는 다양한 특별 공연과 코너들이 마련돼있다. 또 임창정 소녀시대 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 전진 강부자 등 가수와 배우를 막론한 쟁쟁한 톱스타들이 이번 무대를 더욱 달궈줄 전망이다.
방송은 6일(오늘) 밤 9시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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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