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종규 객원기자] “공 하나하나 던질 때마다 소중하게 생각하고 던진다”.
SK 와이번스의 ‘여왕벌’ 정대현(31)이 4년 연속 두자릿수 세이브라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 5일 문학 롯데전에 2-1로 앞서던 9회초 2사 후 등판, 이대호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고 시즌 10세이브째를 거두며 고지에 등정했다.
군산상고-경희대를 졸업하고 지난 2001년 SK에 입단한 정대현은 꾸준한 활약을 보이다가 2006년부터 팀의 주축 마무리로 성장했다. 그해 15세이브를 올린 뒤, 2007년 27세이브, 2008년 20세이브를 따내 믿음직한 모습을 보였다.
정대현은 ‘국가대표 마무리’ 로도 명성을 떨쳤다. 경희대 시절이던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드림팀에 합류해 두각을 드러낸 이후 제1회 WBC, 2008 베이징 올림픽, 제2회 WBC까지 주요 대회에는 모두 참가했다.
그러나 올시즌 정대현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으로 컨디션이 저하된 것이다. 급기야 지난 7월 18일 문학 롯데전에서는 어깨 통증으로 자진 강판하기도 했다. 뒷문 단속이 불안해진 SK도 덩달아 주춤했다. 결국 SK는 집단 마무리 체제로 전환했고, 정대현은 중간계투로 등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거둔 10세이브이기에 더욱 값지게 다가온다. 여왕벌이라는 별명처럼 정대현은 SK 마운드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임에 틀림없다.
정대현은 기록 달성의 소감을 묻는 질문에 “4년 연속 두자릿수 세이브라는 기록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면서 “최근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 공을 많이 던지지 못하는데, 그래서인지 공 하나하나 던질 때 마다 소중하게 생각하고 던진다” 고 대답했다.
남은 시즌의 포부에 대해서는 “팀의 1위 도전을 위해 선수들 전체가 하나 되어 열심히 뛰는데, 마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 며 의지를 드러냈다.
정대현 역시 다른 베테랑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영광 보다는 팀 성적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마운드에 오르는 정대현의 투구가 값진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