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중반 일찌감치 전력에서 이탈한 SK 김광현(21)의 평균자책 타이틀 획득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는 경쟁자들이 잇따라 경쟁에서 탈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시즌이 한창이던 지난 8월 2일 잠실 두산전 경기 도중 김현수의 타구에 왼손등을 맞는 불의의 사고로 사실상 정규시즌을 접은 상태다. 최근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다지만 포스트시즌에야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김광현은 다승(12승)과 평균자책(2.80)에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어 더욱 안타까웠다. 2년 연속 다승 타이틀을 향해 순항 중이었고 전체적으로 안정된 경기운영이 돋보였다. 특히 작년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이다 윤석민에게 밀렸던 평균자책 타이틀 도전도 끝나는 듯 했다. 역시 다승은 5일 현재 구톰슨이 13승을 거둬 이미 손을 떠난 상태다.
그런데 평균자책 타이틀은 시즌이 거의 막바지에 다달았지만 경쟁자들의 힘이 떨어지면서 점점 김광현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여전히 이 부문 선두를 지키고 있는 김광현은 이미 올해 규정이닝(133이닝)을 돌파해놓았기 때문에 느긋하게 프로 데뷔 후 첫 방어율 타이틀 가능성을 지켜보고 있는 상태다.
당시 2위(2.94) KIA 구톰슨은 평균자책점이 3.29(142⅓이닝 52자책)로 높아져 5위로 밀려났다. 현재는 어깨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당시 3위(2.95)였던 팀동료 송은범(25)은 이후 계속 부진, 어느새 3.19(144이닝 51자책)까지 올라갔다. 두 명 모두 두 경기 연속 완봉승을 거둔다 해도 김광현을 넘어설 수 없는 상태가 돼버렸다.
그나마 현재 3.07(135이닝 46자책)으로 2위를 달리는 중인 KIA 양현종이 김광현을 위협할 수 있는 상대. 하지만 앞으로 13이닝 동안 실점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가장 강력한 상대였던 KIA 윤석민(23)의 갑작스런 탈락은 김광현의 평균자책 타이틀 획득이 더욱 현실감있게 보이고 있다.
2년 연속 평균자책점 1위를 노리던 윤석민은 5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 선발 등판, 시즌 10승과 함께 평균자책 선두까지 노렸다. 그러나 3⅓이닝 동안 무려 10개의 안타를 내주며 10실점한 뒤 강판됐다. 경기 전 2.79였던 평균자책점이 3.46으로 치솟아 이 부문 7위권으로 급속하게 밀려났다. 119⅔이닝 동안 46자책으로 세 경기 연속 완봉승을 거둔다 해도 김광현을 넘어설 수 없게 됐다.
김광현은 더불어 승률 부문에서도 단독 1위(.857)를 질주하고 있다. 구톰슨이 22경기에서 13승 3패로 8할1푼3리의 승률로 뒤따르고 있지만 사실상 역전은 불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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