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약국집', 눈물바람의 끝은 언제인가요?
OSEN 기자
발행 2009.09.07 08: 37

KBS 2TV 주말연속극 '솔약국집 아들들'(이하 솔약국집)이 몇날 며칠 눈물만 빼는 주인공들의 상황이 이어지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잃고 있다.
6일 방송분에서는 전날 진풍(손현주 분)이 정희(고정민 분)와의 결혼을 거부하고 수진(박선영 분)과의 재회를 감행하면서 진풍 母 옥희(윤미라 분)와의 갈등이 극에 달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수진을 반대했던 옥희로서는 갑작스런 아들의 변심에 배신감이 극심할 터. 진풍 역시 어릴 적부터 4형제 중 어머니의 사랑과 기대를 가장 많이 받고 자랐음을 알기에 그 뜻을 거스르는 일이 쉽지 않았다.
이에 옥희는 머리를 싸매고 누워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진풍도 옥희의 방문 앞에서 석고대죄를 드리며 용서와 이해를 구했다. 그 과정에서 진풍 父 광호(백일섭 분)와 대풍(이필모 분) 등이 안절부절못하며 애를 썼지만 두 사람의 대치관계는 길어만 갔다. 결국 무릎을 꿇은 채 눈물로 호소하는 진풍과 그런 아들 때문에 손수건을 적시며 원망을 쏟아내는 옥희의 모습이 전개됐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시대착오적이다. 요즘 시대에 옥희가 수진을 반대하는 이유도 납득하기 어렵고 진풍이 석고대죄까지 하는 모습도 오버다', '물론 공들여 키워 온 장남에 대한 기대와 욕심이 큰 것은 인정할 수 있다. 그래도 저렇게까지 극한 상황으로 몰아가는 건 좀...', '눈물 콧물 지겹다. 도대체 언제 진풍이랑 수진이랑 합치는 것이냐'는 등의 반응이 다수를 이뤘다.
그 가운데 자신을 선택해 집안에서 어려움에 처한 진풍의 상황을 짐작한 수진 역시 힘든 사랑에 지친 눈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그런가하면 대풍과 지지부진한 관계를 보이고 있는 복실(유선 분)의 눈물도 전파를 탔다. 병원장 아버지의 두 번째 부인이었던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아픈 기억을 안고 살던 복실은 최근 진풍이 자신의 개인사와 치부를 알게 되자 영 불편해하고 있다. 아버지와 대풍에 대한 원망이 극에 달한 상황에 복실은 답답함과 고통스런 감정을 토해내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복실과 진풍의 관계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고 크고 작은 갈등만 반복하고 있는 상황, 둘 사이 거듭되는 설전과 복실의 눈물에 점차 공감을 잃고 있다. 극의 재미와 긴장을 위해 둘 사이에 어느 정도의 갈등을 조성하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당위성 없이 늘어지는 관계에 싫증이 난 시청자들도 더러 보인다.
방송 중반까지만 해도 솔약국집 네 아들들을 중심으로 경쾌한 스토리라인과 코믹한 캐릭터가 돋보였던 '솔약국집'은 종반을 향해가며 어느새 신파극의 모습을 띄고 있다. 최근의 전개에서는 위트가 넘치던 광호와 코믹 캐릭터에 가까운 대풍이 오히려 부조화일정도로 어둡고 부정적인 분위기가 극 전체를 아우르는 것.
그래도 여전히 주말극 정상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솔약국집'이 4회 연장까지 결정한 만큼, 초반의 기획의도를 상기하며 경쾌한 웃음과 감동의 마무리를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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